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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동자 올 들어 8번째 사망.."죽음 막을 대책 마련해야"

조문희 기자 입력 2020. 10. 11. 11:49 수정 2020. 10. 1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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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조은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선임간사(가운데)가 지난 9월10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택배노동자 과로사 실태조사 결과 발표 및 대책 마련 토론회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 사회적 해결책’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배송 업무를 하던 택배기사가 또 목숨을 잃었다. 올해만 8번째 택배기사 사망 사고다. 택배노동단체는 더 이상 사람이 죽어서는 안 된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택배연대노조는 지난 8일 CJ대한통운 택배기사 김모씨(48)가 사망했다고 11일 밝혔다. 김씨는 서울 강북구에서 배송 업무를 하던 중 갑자기 호흡 곤란을 호소해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당일 오후 7시30분쯤 숨졌다.

택배연대노조에 따르면 김씨는 약 20년 경력의 택배기사로, 매일 오전 6시30분쯤 출근해 밤 9∼10시에 퇴근하며 하루 평균 400여개의 택배를 배송했다. 노조는 “평소 지병이 없었던 A씨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것은 과로 외에는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택배 노동자들은 코로나19 확산 후 일이 많아졌다며 수차례 부담을 호소한 바 있다. 지난 추석을 앞두고는 분류작업 인력투입 등 실효성있는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파업까지 예고했다가 추석 기간 약 2067명 인력을 서브터미널에 투입한다는 정부의 약속에 마음을 돌렸다. 하지만 당초 약속과 달리 총 300여명의 인력만 보여주기 식으로 보충됐다고 택배연대노조는 밝혔다. 인력이 투입된 장소도 노동조합 조합원이 있는 일부 터미널에만 한정됐다. 김씨가 일한 터미널에는 인력 지원이 전혀 없었다.

김씨는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작성해 산재보험을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노조는 설명했다. 택배기사는 현재 산재보험 적용 대상인 특수고용직 14개 직종에 포함되지만, 본인이 신청하면 보험 적용에서 제외된다. 보험료 부담을 기피하는 사업주들은 계약을 맺은 특수고용직에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을 요구하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회사와 대리점 소장의 암묵적인 강요가 있었음은 불보듯 뻔하다”고 했다.

노조는 “올해 과로로 사망한 택배 노동자 8명 중 5명이 CJ대한통운 소속”이라며 “정부와 택배 업계는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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