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시름 놨어요"..숨통 트인 노래방·뷔페 등 '반색'
"두달여간 영업중단으로 금전피해 커..언제 또 집합금지 될까 불안"
(전국종합=연합뉴스) "오늘 오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조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출근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하향 조정이 발표된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주점 거리에서 만난 노래연습장 운영자 A 씨는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들뜬 얼굴로 신발장에 쌓인 먼지를 쉴 새 없이 닦던 A 씨는 "자정이 되기 전에 손님 맞을 준비를 마쳐야 한다"며 노래연습장 이곳저곳을 분주히 오가며 청소하기 여념 없었다.
인근의 또 다른 노래연습장을 운영하는 김모(58)씨도 "영업 중단 전 사놓은 식자재는 모두 버린 지 오래라 급하게 냉동 과일과 식자재를 소량 사왔다"며 "인근 노래방 업주들도 간만에 영업을 준비하며 한껏 들뜬 분위기이다"고 말했다.
그는 "8월 말부터 영업을 못 했는데 월세만 1천만원에 저작권료, 유지비까지 들어가니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었다"며 "이제 한시름 놨지만, 언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격상될지 몰라 마냥 안심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영업금지를 당한 자영업자들은 그동안 입은 손실에 대한 보상이 사실상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한 노래연습장 업주는 "약 두 달 만에 다시 문을 열 수 있게 돼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코로나19 분위기 때문에 회식이나 친구 모임 후 2차로 노래방에 가는 관행이 줄어드는 추세여서 수입이 예전만 못할 것 같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부평구 산곡동의 한 노래방 업주는 "정부 방침에 따라 영업을 못 했는데 지원되는 금액은 2차 소상공인 재난지원금 200만원이 전부"라며 "밀린 임대료도 내지 못할 정도여서 당분간은 계속 생활고에 시달릴 것 같다"고 우려했다.
대구에서 단란주점을 운영하는 B 씨 역시 "1단계 하향 조치로 숨통은 트였지만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하면 또 문을 닫아야 할까 걱정"이라며 "유흥은 다른 업종에 비해 대출도 쉽지 않아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될 경우 정부 차원에서 대출 등 여러 가지 지원책을 검토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운영자와 고객 모두 손해를 봐야 했던 웨딩업체와 뷔페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경남 창원 한 대형웨딩홀 관계자는 "하객 50명 제한으로 취소 문의가 속출하고 결혼식 일정이 연기되는 등 업체와 고객 모두 불편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거리 두기 완화로 집합 제한이 풀리면서 비교적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발열 검사 등 방역에 철저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경남지역에 11개 매장을 둔 지역 최대 뷔페 및 웨딩업체인 더파티는 그동안 집합금지 등으로 영업에 큰 타격을 입었지만, 정부의 거리두기 완화 조처를 반겼다.
더파티 관계자는 "3∼4월은 물론 8∼9월도 사실상 영업을 전혀 하지 못했다"며 "당장 다음 주부터 주말 외에 평일에도 모임을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QR코드 등 전산 작업을 마무리했기 때문에 영업을 재개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모임 인원을 줄이는 등 적절한 방역 대책을 수립해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결혼식을 앞둔 예비 신랑·신부들도 관련 뉴스 속보를 공유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달 말 예식을 앞둔 한 예비 신부라고 자신을 소개한 누리꾼은 "확진자가 더 늘지 않고 이대로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다른 예비 신부는 "제발 하객분들이 뷔페에서 식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확실한 방침은 아직 안 나왔는데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언제든 재개될 수 있는 일괄 영업금지 방침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전지역 모 웨딩컨벤션 관계자는 "공공 다중시설에서는 아직 코로나19가 집단으로 발생하지는 않았을 정도로 방역 관리를 잘하고 있다"며 "사람이 모이는 장소라고 무조건 고위험 시설로 지정할 것이 아니라 PC방처럼 사안별로 방역에 문제없으면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12일부터 1단계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경우 실내 50인·실외 100인 이상의 집합이나 모임 '금지' 조치가 '자제'로 완화되고, 그동안 대형학원과 뷔페 등 영업이 금지됐던 고위험시설의 영업도 재개된다.
(박창수 박철홍 한지은 강종구 김솔 김준호 권숙희 최수호 변지철 이영주)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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