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원대 주저앉은 카카오게임즈, 무슨 일이.. 개미들, 기관 '매도폭탄' 다 받아먹었다

강창욱 2020. 10. 1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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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공모주 시장 대어인 카카오게임즈의 주가가 12일 기관이 쏟아낸 매물 폭탄에 4만원대로 급락했다. 개미(개인투자자)는 이날도 이들 물량을 거의 모두 받아먹었다. 인기 공모주의 과도한 가격 상승 이후 급락에 따른 손실을 개인이 고스란히 떠안는 상황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카카오게임즈는 전 거래일보다 7.36% 내린 4만91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10일 상장 이후 최저가다. 주가가 4만원대로 내려앉기도 처음이다.

이날 종가는 상장 당일 공모가의 2배로 시작한 시초가(4만8000원)에 근접한 가격이다. 장 초반에는 14.53% 내린 4만5300원까지 급락하며 상장 시초가를 2700원 밑돌았다.

카카오게임즈 주가 급락은 기관투자자에게 배정됐던 435만9000주에 대한 의무보유기간이 이날 해제되면서 매물이 쏟아진 탓이다. 이들 주식은 기관 공모물량 1127만주의 40% 정도를 차지한다. 기존 유통 주식의 20%가 넘는 물량으로 지난주 하루 거래량(92만주)의 약 5배이기도 하다.

묶여 있던 주식이 대량으로 시장에 쏟아지면 주가는 단기적으로 하락 압력을 크게 받는다. 카카오게임즈처럼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는 더욱 악재로 작용한다.

이날 기관은 지난달 10일 상장 이후 최대 물량인 256만9066주를 순매도했다. 상장 이후 전 거래일까지 기관의 누적 순매도 물량 167만6855주보다 90만주 가까이 많은 규모다. 이날 개인은 249만5119주를, 외국인은 11만2497주를 순매수했다. 기관 매도물량 대부분을 개인이 사들인 셈이다.

누적 순매도·순매수를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기관과 외국인은 상장 이후 이날까지 각각 424만5921주, 150만1184주를 팔아치웠고 개인은 723만1870주를 사들였다.

이런 현상은 인기 공모주가 등장할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지난 7월 2일 상장 이후 이날까지 외국인이 427만8147주를 파는 동안 개인이 대부분인 422만7611주를 사들였다. 기관은 6만9036주 순매수에 그쳤다. 고가에 사서 가격 하락에 따른 손해를 보는 건 개인이라는 얘기다.

SK바이오팜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상장 후 ‘따상상상’(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 형성 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 기록)을 거쳐 21만7000원까지 올랐다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종가는 15만원으로 당시보다 약 31% 하락한 가격이다. 지난 5일에는 14만500원까지 빠졌다.

인기 공모주 가격이 급락을 면치 못하는 첫 번째 이유는 상장 초기 지나친 주가 급등이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의 공모가는 각각 4만9000원, 2만4000원이었다. 이들 주가는 기대감을 안은 개인의 추격 매수세에 힘입어 상장 직후 2~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나 SK바이오팜은 상장 초기부터 고평가 지적을 받았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카카오게임즈의 적정 주가는 3만2000원(메리츠증권)~4만2000원(미래에셋대우증권) 사이다. SK바이오팜은 삼성증권이 10만원, 유진투자증권이 11만원을 적정 주가로 평가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지난해 말 발표한 IPO 보고서를 보면 2016년 이후 상장한 기업 주식의 상장 후 수익률은 시장수익률을 크게 밑돈다. 지난해 상장한 주식의 1개월, 2개월, 3개월 누적 수익률은 같은 기간 시장수익률 대비 각각 평균 19.2%, 18.5%, 23.1%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공모주 시장 열기가 계속된다면 오는 15일 상장하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주가도 같은 과정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 후 적어도 하루이틀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급등했다가 가파르게 미끄러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때도 매수 주력층은 개인투자자일 것으로 보인다.

공모주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개인의 청약 문턱을 낮춰 투자자를 분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일반인에게 배정되는 공모물량 비율을 높이고 개인투자자에게 지우는 증거금 비율(현행 50%)을 낮추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현행 공모주 청약제도는 많은 물량을 받아갈 수 있는 기관투자자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금융위원회는 신규 상장기업 주가의 과도한 등락을 방지하기 위해 주관 증권사에 주가 관리 책임을 부여하는 방안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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