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보다 더 늦어요"..끝내 돌아오지 못한 택배노동자

양소연 2020. 10. 1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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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배송 중이던 택배 기사가 또 숨졌습니다.

올해 들어서 8번째입니다.

그저 택배 기사가 노동의 강도를 알아서 관리할 문제는 물론 아니고 회사 측의 방관을 그저 지적만 할 상황도 아닙니다.

먼저, 양소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48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CJ대한통운 택배기사 고 김원종 씨.

아들을 먼저 보낸 80대 아버지는 끝내 오열하고 말았습니다.

[고 김원종 씨 아버지] "(전날도) 9시 반에 와서, 어제보다 더 늦는다고 그러면 부모 마음 다 같겠지만 이 심정이 뭐가 되겠어요. 심정이…"

지난 8일 오후, 택배를 배송하다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길에서 쓰러진 김 씨.

심정지 상태에서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저녁 7시 반쯤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매일 오전 6시 반부터 밤 9시 넘어까지, 20년간 택배기사로 일한 김 씨는 매일 15시간 넘게 일해왔습니다.

지난 추석에도 쏟아지는 택배를 모두 직접 챙기면서 과도한 업무를 했다는 것이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의 주장입니다.

더욱이 김 씨는 배달을 하다가 숨졌지만 산재보상조차 받을 수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 씨가 일을 하기 위해서는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작성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입니다.

[박석운/과로사 대책위 대표] "이 대리점에서도 택배기사들 모아놓고 신청서 쓰라고 해가지고… 그거 안 쓰면 밉보이지 않겠습니까. 돌아가신 고 김원종 님도 그래서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 썼다는 겁니다."

실제로 김 씨가 일하던 대리점에서는 택배기사 12명 가운데 9명이 산재보험을 받지 않겠다는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리점 소장과 연락이 닿았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CJ대한통운 대리점 소장]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 있잖아요.> "죄송합니다.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CJ대한통운에서 일하는 택배기사 4천9백여 명 가운데 64%가 넘는 3천1백여 명이 산재보험을 받지 않겠다고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과도한 업무를 감내해야 하는 업계 1위 CJ대한통운의 택배 노동자들은 올 들어 벌써 5명이나 과로로 숨졌습니다.

MBC 뉴스 양소연입니다.

(영상취재: 김경락 / 영상편집: 유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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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소연 기자 (say@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0/nwdesk/article/5938847_3252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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