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향신문]
일본 정부가 한국에서 열릴 차례인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 조건으로 한국 정부에 일제강제동원 배상 소송과 관련해 일본 기업의 자산을 매각하지 않을 것을 요구했다고 교도통신이 12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달 말 한국 정부에 일제강제동원 배상 소송에서 한국 법원이 진행 중인 일본 기업의 자산매각 문제에 먼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적절한 조치란 한국 법원이 압류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을 현금화하지 않겠다고 보증하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2018년 10월 이춘식 할아버지 등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대법원은 1인당 1억원의 배상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신일철주금이 판결을 이행하지 않자 강제집행절차에 돌입했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이 현금화될 우려가 있는 한 스가 총리는 한국에 가지 않을 것”이라며 “연내 한·중·일 회의 개최 환경은 갖춰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3개국이 돌아가며 개최해왔다. 다음 회의는 연내 서울에서 열릴 차례지만, 일본 정부가 조건을 내세우면서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 정부는 사법부의 판단에 행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스가 총리는 지난달 24일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회담에서도 강제동원 배상 소송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을 요구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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