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두 달 만에 거리두기 1단계 맞은 홍대 저녁 '북새통'

이현석 2020. 10. 1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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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산인해 속 자영업자 '화색'..일각에서는 재확산 불안에 '좌불안석'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월요일 저녁에 이렇게 사람이 많은 건 오랜만인 것 같아요. 방역이 걱정되는 마음도 있지만 일단은 기분이 좋습니다. 힘내서 팔아봐야겠네요."

지난 12일 저녁 서울 홍대거리에서 만난 자영업자 최진혁(35·남) 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의 효과를 실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지난 두 달 동안 수입이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며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과거와 같은 활기를 되찾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저녁 홍대거리는 어느 정도 활기를 띄는 모습이었다. [사진=이현석기자]

최 씨의 말과 같이 이날 홍대거리는 인파로 붐비는 모습이었다. 월요일 저녁임에도 곳곳의 가게에 손님들이 들어차 있었고, 친구들과 만나는 대학생·젊은 직장인들의 목소리가 높게 울려퍼졌다.

앞서 정부는 이달 12일 자정을 기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완화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수도권에서는 2단계에 준하는 거리두기 조치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기로 했지만, 코인노래방 등 고위험시설로 분류돼 영업이 중단됐던 업종에 대해서는 영업을 허가했다.

이날 홍대거리의 상점들과 행인들은 더욱 철저히 방역에 임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부분의 업체에서 입구에 직원을 배치해 QR코드 및 출입명부 작성을 요구했고, 직원이 배치되지 않은 가게에서도 자연스럽게 출입명부를 작성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오랜만에 손님을 받게 된 코인노래방에서도 마찬가지 풍경이 펼쳐졌다. 입구마다 출입명부가 비치돼 있었고 손 소독제를 사용할 것을 요구했다. 또 손님이 들렀다 나간 방의 마이크 손잡이 등에 소독제를 사용하며 방역에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특히 일부 업체에서는 손님을 위한 비닐 장갑까지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홍대거리의 A코인노래방 점주 김진혁(40·남·가명)씨는 "망하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까지 들었지만 이제라도 손님을 받을 수 있게 돼서 다행"이라며 "또 다시 영업정지를 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방역을 철저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대입구역 인근의 흡연구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가까이 서 흡연을 하고 있었다. [사진=이현석기자]

다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두 달 동안 진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에 억압된 심리가 한 번에 표출돼 평소보다도 많은 방문객이 방문할 경우, 업체 자체적 방역 노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홍대입구역 출구 근처에 마련돼 있는 흡연구역에서는 다수의 흡연자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밀집해 있었다. 또 일부 매장의 대기열에서도 거리가 혼잡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소 미흡한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홍대입구역 인근의 A식당에서 만난 소비자 윤지선(21·여)씨는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서 기분이 좋긴 하지만 아직 불안한 마음도 없지 않다"며 "자신도 모르게 밀접 접촉해 감염되는 경우도 많다던데 사람이 이렇게 한꺼번에 많이 몰리면 안전에 문제는 있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업계는 앞으로 더욱 철저한 방역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미 한계 상황에 다다른 자영업 시장에서 또 다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영업중단이 이어질 경우 연쇄 도산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시민의식에 앞서 각 점포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로부터 강한 방역 조치가 진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지 않는다면 한동안 억압된 소비심리가 표출돼 다수 소비자가 외식 또는 유흥을 즐기는 모습이 계속될 것"이라며 "재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소비자 개개인의 시민의식도 중요하지만, 업체 차원에서 더욱 방역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3일 자정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2명이다. 지역감염이 69명, 해외유입이 33명이었다. 이는 6일만에 다시 세 자릿수를 기록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8명, 경기가 32명, 대전 9명 등을 기록했다.

이현석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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