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2700명 빠지면 지방·필수의료 붕괴" 김종인 찾아 읍소한 병원장들

국가고시 거부 의대생 구제 방안 논의
"지방 거점 대학에서 인턴 없을 것"
"정부가 결자해지 측면에서 나서야"

서울대병원과 연세대·고려대·인하대 의료원 등 대학병원 4곳의 병원장들이 13일 국회를 찾아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났다.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반대해 의사 국가시험 응시를 철회한 의대생에게 응시 기회를 다시 달라는 취지에서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모 인하대 의료원장(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 회장), 김연수 서울대 병원장(국립대학병원협회 회장), 윤동섭 연세대 의료원장, 김영훈 고려대 의료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지난 8일 의대생 의사 국가고시 미응시에 대한 사과성명을 발표하고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을 만나 면담했다. 이어 지난 9일에는 정부 서울청사를 찾아 의대생들을 대신해 사과하며 90도로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정부는 병원장들의 사과에도 "국민은 양해하기 어렵다. 응시 기회를 주기 어렵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자 야당인 국민의힘을 찾은 것이다.

가장 먼저 발언한 김영모 인하대 의료원장은 "다시 한번 이 문제로 국민들께 고통을 끼친 점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원장은 "(국시 재응시 없으면 내년에) 2700명의 인턴(의사가) 나오지 않게 된다"며 "대부분 대형병원과 수도권에 몰려 지방에 있는 모든 거점 대학에 인턴이 하나도 없게 되고, 그 파급효과로 필수 의료는 붕괴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료원장은 이어 "(이번 문제로 인한 영향이) 한 학년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전공의 과정(4~5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그러면 공공의료도 위태롭고,코로나 방역에도 엄청난 구멍이 생긴다.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영훈 고려대 의료원장은 "(국시 재응시 기회를 주면) '의사만 특혜를 주느냐'는 (비판이 나올 것을 우려해) 복지부가 (앞으로 초래될 의료공백을) 알면서도 나서지 못한다"고 했다. 김 원장은 "하지만 저희들은 코로나 감염병 특수 상황에서 나타날 의료공백과 인턴의사 2700명이 빠졌을 때 지방 의대의 초토화되는 문제 등을 이야기를 전하러 왔다"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저도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 장관을 해봐서 의료계 실정을 파악하고 있는데, 정부 측과 절충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의료계에 (미치는) 문제가 없는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의료계가) 코로나 극복을 위해 많은 고생을 했는데 정부와의 문제 때문에 걱정이 많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인 강기윤 의원은 "이 문제는 첫째로 정부가 앞으로 공공의료를 확대한다는 미명하에 10년 동안 의사 정원을 4000명 늘리자고 한 것이 발단"이라며 "(정부는) 학생들이 사과하지 않으면 못 받아들이겠다 하고 있는데, 의료 공백과 국민께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측면에서 오셔서 감사하다. 정부가 결자해지 측면에서 나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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