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출신이 지방 의대 '지역인재'?
[경향신문]
최근 3년간 국립대 의과대학의 지역인재전형에 선발된 수도권 출신 합격자가 49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발전에 공헌할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도입된 해당 전형의 당초 취지에 어긋나,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이 국립대 의대 8곳의 지역인재전형 최종 등록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8년부터 올해까지 해당 대학의 소재지 출신이 아닌 합격자는 58명이었다. 전체 지역인재전형 최종 등록자의 6.4%에 해당한다. 이들 중 49명은 수도권 출신으로, 16명은 서울 강남 3구 출신이었다.
지역인재전형 최종 등록자 중 타 지역 출신자 비율은 증가 추세다. 2018년에는 5명에 불과했으나 2019년 12명을 거쳐 올해엔 41명으로 늘었다. 전북대 의대의 경우 올해 지역인재전형에서 다른 지역 출신자 비율은 33.3%에 달했다.
이들의 출신지는 강원 춘천, 경기 과천·용인, 서울 송파구 등으로 다양했다. 부산대와 충남대 또한 타 지역 출신자 비율이 10%를 넘었다. 출신지는 서울 강남·서초·강서구 등이었다.
현행법상 타 지역 출신자의 지역인재전형 지원은 위법이 아니다. 이 전형의 지원자격은 별도 거주지 기준 없이 ‘해당 지역 소재 고등학교 재학 및 졸업 여부’만을 따지기 때문이다. 지방 자율형사립고의 경우 전국단위로 모집하는데, 타 지역 출신 재학생이나 졸업생이라면 자사고가 있는 지역의 대학 지역인재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지역인재전형이 해당 지역 출신 학생들에게 실질적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인 만큼 강남 3구 등 수도권 출신 합격자는 본래 취지에 맞지 않다.
강민정 의원은 “이를 이용해 일부 전국단위 모집 자사고 등을 졸업한 수도권 등 출신자가 지역인재전형에 지원해 합격해온 것”이라며 “지방대는 해당 지역에 살면서 지역 의료여건 개선에 공헌할 충분한 유인이 있는 지역 ‘연고’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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