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대 팽나무 뿌리째 파내"..공모 여부 수사
[KBS 제주]
[앵커]
제주 팽나무는 조경수로도 인기가 높죠.
남의 땅에 심어진 팽나무 3억 원어치를 뿌리째 파낸 뒤 되팔려던 조경업자가 자치경찰에 구속됐습니다.
민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인적이 드문 너른 땅 곳곳에 키 큰 아름드리 팽나무 수십 그루가 심겨 있습니다.
높은 가지 끝이 흰 밧줄로 꽁꽁 묶인 나무도 눈에 띕니다.
다른 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던 팽나무를 파내 와 새로 심어둔 겁니다.
이처럼 살아 있는 나무를 통째로 옮겨 심은 뒤, 주변에 두껍게 성토한 흔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주도자치경찰단은 이 같은 행위를 한 78살 조경업자 조 모 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자치경찰 조사 결과, 조 씨는 지난해 10월 제주시 애월읍의 한 5천여㎡ 너비 토지를 말 사육과 농지로 쓰겠다며 빌렸습니다.
이후 지난해 11월부터 두 달 동안 다른 토지에 있던 팽나무 66그루를 무단으로 캐내, 자신이 빌린 땅으로 옮겨와 심었습니다.
이렇게 옮겨 심은 팽나무들 가격만 시가 3억 원대에 달합니다.
자치경찰은 조 씨가 말 사육을 방해하는 팽나무를 옮겨 심은 것뿐이라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한 그루에 수백만 원에 호가하는 팽나무를 다른 지역 조경업자에게 판매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 씨는 팽나무를 파내기 위해 중장비 진입로를 내는 과정에서 산림 8천여㎡를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최현영/제주자치경찰단 수사관 : "최초로 저희가 현장을 확인할 당시엔, 팽나무 수십 그루가 이 일대에 가식 돼 있는 상태였고, 중장비에 의한 산림 절성토 현장이 명확하게 확인됐습니다."]
자치경찰은 이 조경업자를 도운 혐의를 받는 또 다른 조경업자와 굴착기 기사도 입건해 공모 여부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진정일/제주자치경찰단 수사과장 : "(산림 훼손에 대해선) 계속 주시하면서 끝까지 추적하고, 무관용 원칙으로 엄단할 예정입니다."]
자치경찰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산림 불법 개발과 훼손 등의 혐의로 52명을 적발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강재윤·조세준
민소영 기자 (missional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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