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나오셨습니다" '엉터리 존댓말'에 담긴 알바생 '감정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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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하신 커피 나오셨습니다." , "식사 나오셨습니다."
그러나 알바생들 입장에서는 갑질하는 손님과 아예 마찰을 만들기 싫어 이런 이상한 존댓말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알바생 대다수는 이런 엉터리 존댓말이 사실은 감정노동이라고 답했다.
알바생들이 근무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해 본 엉터리 높임말(복수응답)에는 △'이렇게 하시면 되세요'(51.4%) 2위는 △'그 메뉴는 안되세요'(50.4%)가 각각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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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손님'과 다투기 싫어 아예 이상한 존댓말 쓰기도 사실상 '감정노동'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주문하신 커피 나오셨습니다." , "식사 나오셨습니다."
카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르바이트생(알바생)들의 말이다. 일종의 엉터리 존댓말이지만 손님에게 어떤 말이든 높임말을 쓰려는 상황에서 빚어진 장면이다. 그러나 알바생들 입장에서는 갑질하는 손님과 아예 마찰을 만들기 싫어 이런 이상한 존댓말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알바생들의 감정노동이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많이 해봤다고 밝힌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커피 나오셨다) 그런 말이 애초에 잘못된 말이라는 걸 알바생들은 많이 알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저런 말을 사용하는 이유는 일부지만 저런 말을 안 쓰면 '반말'로 오해하고 따지는 손님들이 좀 있다. 어쩔 수 없이 쓰고 있는 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다 보니 사실상 감정도 많이 소모하고 여튼 좀 힘들다"고 토로했다.
김 씨 푸념과 같이 이상한 존댓말은 사실상 감정 노동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있다. 9일 구인·구직 사이트 알바몬이 알바생 2,17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알바생 5명 중 4명(79.8%).이 아르바이트 근무 중 무엇을 높이는지 알 수가 없는 '엉터리 존댓말'을 사용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알바생 대다수는 이런 엉터리 존댓말이 사실은 감정노동이라고 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알바생 중 68.4%가 '고객을 극도로 높이는 이런 방식의 엉터리 존댓말이 감정노동에 해당한다'고 답했다. 이러한 응답은 엉터리 존댓말을 사용해본 알바생(70.1%)에게서 그렇지 않은 알바생(61.4%)보다 10% 포인트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해당 존댓말이 잘못된 줄 알면서도 사용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런 엉터리 높임말을 사용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잘못된 표현인 줄은 알지만 그렇게 쓰지 않으면 어색하거나 무례하게 느껴질까봐'라는 응답이 44.6%로 1위를 차지했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다고 밝힌 20대 대학생 이 모 씨는 "누가 봐도 잘못된 어법 아닌가"라면서도 "알바 상황에서는 이렇게 해야 편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편의점 야간의 경우 술 먹고 오시는 손님이 많은데, 이들은 거의 반말이다"라면서 "욕이나 먹지 않으면 다행이다, 그러니 저런 이상한 존댓말을 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토로했다.
같은 조사 결과에서 이런 알바생들의 고충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상한 존댓말을 쓰는 이유에 '그렇게 쓰지 않으면 불친절하다고 여기거나 항의하는 손님들 때문'(35.9%)이라고 답했다. 이어 '다들 쓰니까 무의식적으로'(34.6%), '극존칭에 익숙한 손님들을 위해 알아서 사용하는 것'(26.4%)이란 답이 이어졌다. '회사나 상사, 동료들로부터 그렇게 사용하도록 지시 또는 교육 받았다'(3.3%)는 응답도 있었다.
알바생들이 근무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해 본 엉터리 높임말(복수응답)에는 △'이렇게 하시면 되세요'(51.4%) 2위는 △'그 메뉴는 안되세요'(50.4%)가 각각 차지했다. △'이 제품은 할인이 안되세요'(42.0%), △'주문 되셨어요'(30.3%), △'이쪽에서 기다리실게요'(24.9%), △'결제금액은 OO원이십니다'(19.3%), △'주문하신 식사 나오셨어요'(17.4%)'등이 자주 사용되는 잘못된 존댓말로 꼽혔다.
전문가는 올바른 경어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커피'는 간접 높임의 대상이 아니다. 간접 높임은 높여야 할 대상의 신체 부분, 성품, 심리, 소유물과 같이 주어와 밀접하게 관계를 맺고 있는 대상을 통하여 주어를 간접적으로 높이는 것"이라며 "바른 경어법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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