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여당 허위라는 '옵티머스 문건'..실행 정황 속속

서미선 기자 2020. 10. 1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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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조사대비 허위 문건" 진술에도 일부 실행 확인
남동발전 사업추진·"자문단 도움" 녹취도..수사 불가피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 2020.10.1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검찰이 옵티머스 자산운용 사모펀드 사기사건에 관해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에도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로비 정황이 언급된 내부 문건의 신빙성 판단이 수사의 주요 초점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구속기소)가 지난 5월 작성한 '펀드 하자 치유 관련'이라는 A4용지 6쪽짜리 문건엔 '금융감독원 검사 과정에서 이슈화될 경우 게이트 사건화 우려' '이혁진 (전 대표) 문제의 해결과정에서 도움을 줬던 정부 및 여당 관계자들이 프로젝트 수익자로 일부 참여돼 있고 (중략) 권력형 비리로 호도될 우려'란 문구가 있다.

김 대표는 문건 내용이 허위란 취지로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12일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금감원 조사에 대비한 허위 문건이라고 (작성자가) 주장하는 것으로 안다"고 서울중앙지검 보고내용을 언급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역시 전날(13일) 금감원 국감에서 "진실성이 낮다고 느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시중의 카더라 통신을 인용하는 수준"(김태년 원내대표)이라고 여권 인사 연루 의혹을 일축했다. 청와대·여권 인사 등 20여명 이름이 적힌 리스트에 대해서도 '지라시' 수준에 불과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명단은 검찰이 지난 6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대책 문건'에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이와 함께 옵티머스 경영진이 지난 5월 작성한 '구명 로비' 시나리오가 담긴 7장짜리 문건도 확보한 상태로 알려졌다.

하지만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 내용 일부는 실제 사업이 추진된 사실이나 사실일 가능성이 있는 정황도 나타나고 있다.

이 문건엔 '이헌재 고문이 추천, 남동발전과 추진하는 바이오매스 발전소 프로젝트 투자 진행 중'이란 대목이 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실이 남동발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 3월13일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 사무실에서 남동발전 해외사업 담당자 2명을 만나 4억4800만달러(5100여억원) 규모 바이오매스 관련 업무협의를 했다. 이후 18일만인 같은달 31일 남동발전은 해당 사업을 '적합' 판정했고 지난달엔 태국 현지 발전 개발사와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남동발전은 이헌재 전 부총리 또는 그와 관련한 인사를 사장 또는 임직원이 만난 사실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이헌재 고문의 추천 여부는 미지수지만, 사업 추진 자체는 사실로 드러나며 의구심이 남는다.

김 대표가 해당 문건에 거론된 고문들의 역할을 언급한 녹취록도 나왔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이 NH투자증권으로부터 제출받은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상품승인소위원회 Q&A 녹취록'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해 6월18일 NH투자증권 상품승인소위에 참석해 "(펀드 투자처는) 공공기관 매출채권 내지는 대기업 건설사들이 대부분인데 그런 곳은 자문단(고문단)이 영업을 많이 도와준다" "실질적으로 영업은 고문단이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문건엔 '고문님들이 소개해 준 건설사 등에서 매출채권을 제공했다' '고문님들이 소개한 프로젝트 등을 기획 진행' 등 문구가 있다. 다만 김 대표가 고문단을 앞세워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 문건엔 경기도 광주 봉현물류단지 사업과 관련, 고문인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만나 인허가 청탁을 했다는 내용도 있다. 이에 대해선 이 지사와 채 전 총장 모두 만난 적은 있다면서도 사업관련 청탁은 없었다고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다른 관련자들도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이에 검찰의 수사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NH투자증권 등 펀드 판매사, 하나은행 등 수탁사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옵티머스와 금융권 간 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달 두 번째 압수수색을 한 하나은행의 수탁영업부 A 팀장을 최근 피의자로 입건했고, 조만간 불러 조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로비 창구로 지목된 신모 전 연예기획사 대표의 경우 언론 인터뷰에서 검찰 조사에 응하겠다고 했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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