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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조종사들 단식 돌입 "605명 정리해고 철회"

이효상 기자 입력 2020. 10. 14.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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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인수기업 찾으면 재입사"에 "명시적 계획 담보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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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로 내몰린 항공사 직원 이스타항공 노동자 605명이 정리해고된 14일 국회 앞에서 이스타항공 노동조합원들이 정리해고 철회와 운항 재개를 촉구하며 단식투쟁 돌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14일부로 해고된 이스타항공 조종사들이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다. 회사는 인수기업을 찾아야 해고자 재입사를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단식이 무기한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는 국회 앞 농성 35일째인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박이삼 노조위원장이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조종사노조의 상급단체인 공공운수노조 최준식 위원장 등 임원단과 정의당 및 시민사회단체도 릴레이 동조 단식에 함께할 예정이다.

이날 이스타항공은 한 달 전 예고한 대로 직원 605명의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저가항공사로는 최초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다. 올 초만 해도 1600여명에 달했던 이스타항공의 직원 수는 이번 정리해고를 거치면 590명까지 감소하게 된다. 법상으로 지금 당장 해고를 할 수 없는 육아휴직자와 항공기 반납 이후 감축이 예정된 정비 인력까지 추후 해고가 이뤄지면 직원 수는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저가항공사 대다수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해 정부로부터 직원들의 인건비(휴업수당)를 보조받아 고용참사를 피했지만, 이스타항공은 예외였다. 이스타항공은 올 초부터 4대 보험료를 체납하면서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지 않았다. 지난 3월부터 체불된 직원들의 임금만 314억원에 달한다. 이에 직원들은 희망퇴직을 신청하거나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구해 생계를 이어갔다.

노조는 회사가 인위적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위해 고용유지지원금 미신청, 임금체불, 국내선 운항 중단 등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회사가 매각의 사전작업으로 인원 수를 줄이기 위해 구조조정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회사는 인수 대상자를 찾아 회사가 정상화되는 대로 해고자들의 재입사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의 경우 구체적인 복직 시기 및 인원 수에 합의했음에도 제때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계획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사태 해결을 위한 정부·여당의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당초 더불어민주당은 당 소속 의원이자 이스타항공의 실소유주인 이상직 의원을 상대로 윤리감찰을 진행했지만, 이 의원이 지난달 자진탈당하면서 조사가 사실상 중단됐다. 박이삼 위원장은 “민주당이 노동조합을 찾아와 자료를 가져가며 의지를 보일 때만 해도 실낱같은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 오너인 이상직 의원은 아무런 해법을 내놓지 않고 탈당했고, 민주당은 윤리감찰 결과조차 발표하지 못한 채 이를 반겼다”고 말했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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