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에 쓴소리한 한동훈, 다음날 용인서 진천으로 발령

정유진 2020. 10. 1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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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언유착 한마디도 못해" 비판
추 장관 부임 뒤 3번째 좌천성 이동
한동훈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사진) 검사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비판한 다음 날 충북 진천의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됐다. 올해 들어서만 사실상 세 번째 좌천된 것으로, 괘씸죄가 적용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법무부는 14일 경기도 용인 법무연수원 분원 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던 한 검사장을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 본원 연구위원으로 근무하도록 조처했다. 인사발령 대상자는 검찰 일반직 연구위원 2명과 한 검사장 등 모두 3명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원래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진천 본원 소속인데 위원들의 출퇴근 편의를 봐주는 차원에서 용인 분원에서 일하도록 했다. 원칙대로 되돌린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괘씸죄가 적용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 검사장은 전날 중앙일보 등 언론과의 통화에서 추 장관의 12일 국정감사 발언들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추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채널A 사건 관련 질의를 받자 “검찰이 압수한 한 검사장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몰라서 포렌식을 못하는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검사장이) 비밀번호를 안 알려주고 협조를 안 하면 어떻게 수사하겠나. 진실이 힘이고 무기인데, 억울하면 수사에 협조하는 게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 검사장은 전날 “추 장관이 그동안 전가의 보도처럼 강조했던 피의사실 공표 금지 원칙이나 공보 준칙이 왜 이 사건에서는 깡그리 무시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추 장관이 이 사건의 본질인 ▶권언유착 ▶압수수색 과정에서의 독직폭행 ▶KBS의 허위 보도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검사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국정농단, 사법농단 사건 등의 수사를 지휘하면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 이후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다가 지난 1월 추 장관의 첫 검찰 간부 인사 때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사실상 좌천됐다. 이후 채널A 사건과 관련해 이른바 ‘검언유착’의 장본인으로 지목받으면서 수사 일선에서 배제됐고, 법무연수원 분원 연구위원으로 두 번째 좌천을 당했다. 이날 조치에 대해 한 검사는 “같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지만 서울에서 더 먼 진천으로 보낸 건 사실상의 좌천인 셈”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서만 세 번이나 좌천된 셈이다. 특히 지난 6월과 이날의 인사는 모두 한 검사장만을 겨냥한 ‘원포인트’ 인사였다. 한 검사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이기는 하지만, 가서 근무하겠다”고 말했다.

정유진·김수민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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