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與 "가짜"라던 옵티머스 문건, 檢공소장에 그 내용 있다

현일훈 2020. 10. 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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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역삼 개발 사업' 등 들어있어
야당 "문건 내용들 사실 가능성 높아"

서울중앙지검이 확보한 옵티머스 내부 로비 문건의 신빙성이 논란인 가운데 문건 내용 중 일부가 지난해 검찰의 수사 결과와도 일치하는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야당은 “결국 문건 내용은 다 사실이다”라고 주장한다.

옵티머스 환매 중단은 2017~2020년 6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1조 2000억원을 모은 후 부실회사 인수·펀드 돌려막기 등에 사용해 투자자 2900여명에게 피해를 준 사건이다. 수사에 나선 검찰은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작성한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이하 '하자 치유' 문건)을 확보했다. 여야는 이 문건에 등장하는 정부·여당 인사가 옵티머스 사건에 개입했다는 문구의 진위를 놓고 다투고 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 임현동 기자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법무부로부터 옵티머스 펀드 자금의 핵심 경로였던 성지건설 이모 대표, 엠지비파트너스 박모 대표 등 4인에 대한 관련 사건 공소장(서울남부지검 2019년 10월 31일 기소)을 제출받아 공개했다.

이들은 성지건설에서 돈을 빼내 옵티머스나 경영컨설팅 업체인 엠지비파트너스의 빚을 갚는 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는데, 범죄사실을 적시한 내용 중에 '하자 치유' 문건에 등장하는 ‘용인 역삼 개발 사업’ 도 나온다. 다음은 관련 공소장 내용.

‘피고인들은 2017년 10월 엠지비파트너스에게서 유상증자 대금 250억 원을 받아 보관하던 중 성지건설은 ‘용인 역삼 구역 도시개발 사업 중 토목공사’를 수주하기 위한 협상을 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피고인들은 해당 공사의 계약이행보증금 명목으로 성지건설에 있던 250억 원 중 150억 원을 인출해 엠지비파트너스의 채무변제에 썼다(횡령).’

14일 오전 서초동 대검 청사에서 청소업체 관계자들이 유리창을 닦고 있다. 검찰은 옵티머스의 정관계 로비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대표가 지난 5월 작성한 '하자 치유' 문건에는 ‘진행 내역 및 향후 계획. 용인 역삼 등 브릿지 및 개발 투자. (중략) 성지건설의 증자금액 중 100억 원을 엠비지파트너스에 대한 채무 상환 용도로 책정’이라는 표현이 나와 있다.

문건에는 이외에도 ‘성지건설의 검찰 수사 장기화로 옵티머스 펀드 정상화가 지연’ ‘고문들 및 자문역인 분들이 부각돼 게이트 사건화 우려’ ‘이혁진 문제의 해결 과정에서 도움을 줬던 정부 및 여당 관계자들이 프로젝트 수익자로 일부 참여하고 있고, 펀드 설정 및 운용과정에도 관여되어 있음’ 등의 내용이 나온다.

조 의원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옵티머스 문건이 허위라는 취지로 말했지만, 정작 법무부가 낸 검찰 수사 내용을 보면 용인 역삼 개발을 비롯해 문건에 등장하는 사업을 사건 핵심 인물들이 범죄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문건에 적힌 여권 인사 개입 대목 역시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해당 옵티머스 문건에는 ‘이헌재 고문(전 경제부총리)이 추천, 남동발전과 추진하는 바이오매스 발전소 프로젝트 투자 진행 중’이란 대목이 나오는데,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확인한 결과 옵티머스 김 대표와 남동발전 관계자가 직접 만나 해외 발전 사업을 논의했다.

이 문건에는 또 ‘채동욱 고문(전 검찰총장)이 2020년 5월 8일 경기지사와 면담. (사업의) 패트스트랙 진행 확인’이라는 내용도 들어있다. 이재명 지사는 “초대형 펀드사기단이 사기를 위해 ‘봉현 물류단지 패스트트랙’이란 말을 창작한 문건”이라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과 관련 부처도 해당 문건에 대해 “허위일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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