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옵티머스, 청와대 행정관에게 '마스크 사업 로비' 시도

조백건 기자 2020. 10. 15.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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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정관계 로비 의혹] 신모씨, 여권·법조인사들과 친분

5000억원대로 추정되는 펀드 피해를 낸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코로나 사태가 불거진 올해 초 마스크 사업에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이 사업과 관련해 청와대 행정관에게 로비를 시도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옵티머스가 코로나19로 수요가 급증한 마스크를 생산해 내부 자금난을 해결하는 식으로 ‘펀드 사기’를 계속하려 했고, 이 과정에서 청와대 인사의 협조를 얻으려 했다는 것이다.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의 문이 닫혀있다.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 투자 로비 의혹에 대한 여야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연합뉴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옵티머스 핵심 관계자는 검찰 조사에서 “(옵티머스가 투자한) 스킨앤스킨이란 화장품 업체를 통해 마스크를 판매할 계획을 세웠다”며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그 과정에서 신모씨를 통해 청와대 행정관을 만나 마스크, 소독제 사업을 도와달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옵티머스 펀드의 설립 및 투자금 운영에 깊숙이 관여한 인사였다. 그가 ‘청와대 로비’ 창구로 지목한 신모씨는 연예기획사 대표 출신으로, 현 여권 및 법조계 인사들과 두루 친분이 있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신씨가 접촉한 ‘청와대 행정관’이 누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 수사팀은 옵티머스 경영진의 마스크·손소독제 사업 추진 과정에 관한 자세한 진술과 물증을 이미 확보했다. 검찰은 옵티머스 김 대표의 지시로 올 6월 스킨앤스킨이 회삿돈 150억원을 마스크 투자 명목으로 마스크 도·소매업 등을 하는 이피플러스라는 회사로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스킨앤스킨의 이사는 옵티머스 관계자들로 채워져 있었고, 이피플러스는 윤석호(구속 중) 옵티머스 이사의 회사였다.

검찰은 ‘스킨앤스킨→이피플러스 150억원 송금’이 마스크 투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던 옵티머스가 급한 빚을 갚고, 옵티머스 대표 등이 개인적으로 쓰려고 이 회사의 돈을 횡령한 것으로 본다. ‘마스크 투자’는 횡령을 위한 거짓 명목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스킨앤스킨은 지난 7월 자사(自社) 홈페이지를 통해 경기도 파주공장에서 덴탈마스크 생산에 본격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이 덴탈마스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등록도 마쳤다고 밝혔다. 스킨앤스킨은 마스크 생산 기계 총 6대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을 실제 하려 한 것이다. 검찰 주변에선 “옵티머스 경영진이 빼돌린 스킨앤스킨 회삿돈 150억원을 마스크 사업으로 메우려 했던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온다. 일각에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휘하는 수사팀이 ‘횡령’만 부각하고 ‘마스크 로비’ 부분은 덮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본지는 신씨에게 수차례 연락을 했으나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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