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국시' 도마에.. "대리 사과·대리 의사 표시, 대리 시험만 남았느냐"질타 [국감2020]

이혜인·이창준 기자 2020. 10. 15.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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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윤성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장이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한국보건산업진흥원·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등 국정감사에 출석했다.사진·연합뉴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국시)과 관련해 국시 시행 기관장에게 의원들의 날선 질의가 이어졌다. 의원들은 의대생들이 국시 거부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는데도 의료계가 재응시 기회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고, 국시 관리 부실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감에는 복지부 산하 기관인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의 이윤성 원장이 기관장으로서 참석했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원장에게 “의료계 원로들이 나섰지만 여론은 싸늘하다”며 “의대생들이 국시거부하고 동맹휴학에 들어갔던 8월18일쯤에는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해 병상이 부족하고 의료진도 부족했던 데다가 폭염까지 겹쳐 피눈물이 날 때였다”고 말했다. 이어 “(의대생들이) 국민생명을 볼모로 국가 질서를 흔들며 단체행동을 했으면 그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병원장들, 원장님들이 대리 사과 하고 의대생들이 시험 응시 의사있다고 대리 의사까지 표시했으니, 이제 대리 시험만 남은 것이느냐”며 “학생들이 공개적으로 죄송하다, 시험 볼 기회를 달라고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의원님이 말씀하신 내용을 거의 수긍하고, 저도 같은 생각이다”라며 “의도야 어쨌든 표현 방법이 미숙했거나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 감정을 거스른 것과 실리적 문제를 어떨 때는 분리시켜야 하지 않느냐 하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의사 국시가 치뤄지지 않을 경우 의사 인력 수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게 되는 점을 우려한 답변이다.

앞서 이 원장은 이달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전현희 권익위원장을 만나 “올해 국시 추가 시험이 치러지지 않으면 한 해의 의료공백이 아닌 수년간에 걸친 의료 시스템의 연쇄적 붕괴가 예상된다”며 조속한 문제 해결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고영인 민주당 의원은 “현재 복지부 장관과 국무총리, 국회 지도부 등이 지금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국시 재응시는 안 된다는 입장인 거 알고 있느냐”고 말했다. 이어 “복지부 산하 단체장으로 계신 분이 권익위에 가서 본인의 소신을 피력한 게 납득되지 않는데 인정하냐”고 물었다. 이 원장은 “인정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이 원장은 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동일한 취지의 지적을 하자 “권익위에서 의사 국시가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어했고 시험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왜 오래 걸리는지 등을 설명하려고 갔다”면서 “단순히 (의대생들에게) 국시를 보게 해달라고 요청한 게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일부 의원들은 그간 국시 시험 관행이 공정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2018년 지각한 응시자를 구제해 준 사례를 들며 의사 국시가 부정행위에 취약하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미성년자인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를 때 1분, 1초만 늦어도 시험을 못 본다”며 “20대 중반 청년인 의대생이 택시를 핑계로 지각했고, 그것을 구제하는 건 국시원 업무 처리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해당 학생이 유명 대학병원장의 자제였다는 의혹이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2018년 사례는 지방 학생이 서울에서 택시를 잘못 타 발생한 일이고 나중에 사유서를 제출해 구제했다”며 “해당 의대생이 유명 대학병원장 자제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혜인·이창준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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