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34번 왕복' 마일리지 챙기고 퇴직한 복지부 산하 기관 직원들

황수연 2020. 10. 15.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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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리지 사용률 저조해 개인에 귀속
"내부 관리해야"

공무상 해외출장으로 쌓인 항공사 마일리지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아 최근 5년간 보건복지부 산하 8곳 기관의 퇴직자들이 239만점의 마일리지를 개인적으로 챙겨간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뉴욕을 34차례 왕복할 수 있는 규모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복지부 산하 보건 분야 8개 공공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공적 항공 마일리지 현황에 따르면 8곳은 2016년 이후 현재까지 출장을 통해 발생한 마일리지 1194만점 중 60만점만 사용해 사용률은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 산하 8개 기관은 국립중앙의료원·대한적십자사·보건산업진흥원·의료기관평가인증원·한국건강증진개발원·한국보건의료연구원·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한국의료분쟁조정원 등이다.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일본 후쿠오카 공항에서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임시 항공편이 착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선우 의원은 “대한항공 이코노미 좌석 기준 잔여 마일리지 1134만점은 인천에서 뉴욕까지 162차례 왕복할 수 있을 규모”라고 지적했다. 통상 1만점이면 제주도를, 3만점이면 일본 도쿄와 중국 베이징을, 7만점이면 미국 뉴욕을 왕복할 수 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국립중앙의료원은 84만점의 마일리지가 있지만 사용한 마일리지는 2만점(2%)에 불과했다. 보건산업진흥원은 708만점이나 쌓아두고도 6%(44만점)만 썼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118만점이 있음에도 한 차례도 사용하지 않아 사용률이 0%였다.

강선우 의원은 “국립중앙의료원은 2016년 국정감사 당시 항공 마일리지 관리 미흡을 지적받아 기관 내부규정으로 관리지침을 제정했지만, 사용률은 2%에 머물렀다”며 “특히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관련 규정 또한 부재해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은 18만점이 있고 6만점을 써 사용률이 22%, 한국의료분쟁조정원은 65만점에 56만점을 써 86%의 사용률을 보였다. 의원실 관계자는 “높은 사용률을 보이는 기관도 있는 만큼 기관에서 의지만 있으면 직원들에 사용을 독려해 마일리지를 소진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복지부 산하 보건 분야 8개 공공기관으로 제출받은 공적 항공 마일리지 현황에 따르면 8곳은 2016년 이후 출장을 통해 발생한 마일리지 1194만 점 중 60만 점만 사용해 사용률은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현재 시행되는 공적 마일리지 제도는 공무로 발생하는 항공 마일리지를 이후 공무 출장 때 항공권 구매, 좌석 승급 등에 우선 활용하도록 한다. 하지만 마일리지가 개인 명의로 적립되고 퇴직 때 환수 규정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퇴직자의 몫으로 돌아간다.

실제 8곳의 퇴직자들은 공무 중 쌓은 239만점 규모의 마일리지를 가져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16년 이후 8곳의 기관장이 마일리지를 쓴 적은 단 한 번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앙포토


강선우 의원은 “공무상 해외출장으로 발생한 공적 항공 마일리지를 사용하지 않고 사유화하는 것은 문제”라며 “기관 내부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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