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된 미군기지..땅 파면 기름 '둥둥', 유전처럼 활활

최규진 기자 2020. 10. 1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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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반환된 주한미군 기지의 환경 오염이 참 심각합니다. JTBC가 반환된 의정부 기지에 가 봤더니 땅을 파면 기름이 흘러나와서 유전이 떠오를 정도였습니다. 실제로 불이 붙기도 했습니다. 10년간 정화를 했다면서 민간에 판 땅입니다.

최규진 기자입니다.

[기자]

공사장 한쪽 물웅덩이엔 기름이 떠다닙니다.

땅을 파면 기름에 전 흙이 나옵니다.

미군이 2009년 우리 정부에 반환한 경기도 의정부 '캠프 시어즈'입니다.

지난 3월 정화작업을 마쳤다며 민간에 팔았는데, 최근 개발이 중단됐습니다.

1급 발암물질 오염도가 심각한 수준인 걸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많게는 기준치의 10배를 넘긴 곳도 있습니다.

공사장 곳곳에는 눈으로 봐도 선명한 기름띠가 남아있습니다.

10년간 정화작업을 했는데도 오염 물질이 아직도 남아있는 건데요.

이쪽을 보시죠.

땅을 뚫은 구멍에는 순식간에 기름물이 차올라있습니다.

직접 종이를 적셔 불을 붙여 보겠습니다.

이렇게 두꺼운 종이인데도 순식간에 타버립니다.

[공사 관계자 : (땅 구입할 땐) 포장들이 사업부지 전반에 걸쳐서 다 씌워져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이런 유류 오염 구간을 다 알고 있는 상태에서 과연 소비자들이 이걸 사겠습니까?]

정부가 캠프부지 2만3000평을 정화하는 데 쓴 돈은 약 250억 원 정도.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전체 면적 중 최소 40% 정도가 여전히 오염돼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원인을 제공한 미군 측은 규정만 내세우면서, 책임 입증이 안 되면 오염이 아무리 심각해도 정화 비용을 낼 수 없단 입장입니다.

미군이 이렇게 외면하는 사이 우리 정부 내에서도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정화 책임은 환경부에 있단 입장이고, 환경부는 땅 주인이었던 국방부가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김민철/의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 국가에서 책임지고 해야 될 부분을 민간한테 이렇게 전가시킨 건 실망스럽습니다. 한·미 방위비 협상할 때라도 이런 부분을 우리 정부 측에서 거론해서…]

(자료제공 : 김민철 의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영상디자인 : 조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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