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해보지 못한 악플에 고충"..이수정까지 두 손 든 與 강성 지지층

김혜영 2020. 10. 1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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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 위원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지난달 2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 1호 법안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여권 강성 지지층의 집중 공격을 받는 대상이 계속 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나 문재인 정부 행보에 비판적이라거나 불리하게 해석될 수 있는 언급을 했다는 낙인이 찍힌 뒤 십자포화에 노출되는 식이다. 관료와 학자, 공익 제보자, 정치 평론가 등 도마에 오른 인물들도 광범위해지고 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까지도 ‘공공의 적’ 겨냥에 함께 팔을 걷고 나서면서 공당의 지위에 대한 논란까지 불러온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맹목적 비난은 범죄심리학자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의 언급으로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 교수는 1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악플이라는 걸 경험해 본 적이 없었는데 2020년만큼 악플을 많이 받아본 적이 없었다”며 “어디 해명할 수도 없어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생각도 없고, 그냥 내버려두고 있다”고 그간의 고충을 털어놨다. 이 교수는 최근 제1야당인 국민의힘 성폭력대책위 TF(태스크포스)에 참여한 데 이어 ‘재보궐 선거 경선준비위’ 소속으로 활동 중이다.

이 교수는 TF 참여 계기에 대해 “양성평등 이슈는 꼭 진보만의 이슈는 아닌데다 국민의힘에는 연령대가 높은 분들이 많은 만큼 연세 많은 분들에게도 양성평등의 가치가 중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다른 당에서도 참여를 원한다면 얼마든 받아들일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국민의힘이 양성평등과 성범죄 문제 등에 그간 뒤쳐져 있다는 비판까지 담은 셈이다. 이 교수는 “TF에서 적극적 역할의 연장선상으로 (경선준비위에도) 제가 필요하다고 (당에서) 강권해 도와드리게 됐다”고 부연했다.

TF 참여 때부터 제기되는 '야당 편에 섰다’는 시선에 이 교수는 “한 번도 저를 정치인의 이미지로 상상해 본 적이 없다”며 다만 “사회가 바뀌어야 된다는 생각은 아주 강렬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권에 불리한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최근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집중 견제 대상이 된 최재형 감사원장도 이 교수와 상황이 다르지 않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올해 8월 국회 예산결산특위에서 최 원장의 부친과 동서의 정치적 성향을 문제 삼았다. 최 원장은 최근 원자력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관련 감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집중 공세를 받았다. 지난 7월에는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이런 ‘감사원장 흔들기’가 ‘박근혜 정부 데자뷔’라는 쓴 소리를 내놓기도 했다. 조 교수는 당시 페이스북에서 “감사원장을 겁박하고 사퇴 운운하는 게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일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민주당은 자신들이 했던 말을 실천함으로써 정치발전에 기여하든지, 아니면 그때는 틀렸고 지금은 맞는 이유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면 좋겠다”고 썼다. 15일 감사원을 대상으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 감사에서도 야당 측은 최 원장이 여당의 ‘핍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작 최 원장은 “전혀 그렇게(핍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공세가 '악플' 수준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원래 여권 인사로 분류돼 왔지만 여당 의원들까지 나서 사실상 ‘공공의 적’으로 돌려버린 윤석열 검찰총장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윤 총장은 한때 여권이 검찰개혁의 적임자로 추켜세웠지만,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자녀 특혜의혹 등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여권의 타깃이 됐다. 여권에 불리한 수사에 집중할 때 마다 여당 의원들한테까지 심지어 “개”에 비유되는 수난에 노출됐다. 진 전 교수를 향한 민주당의 총체적 공세 역시 거듭 선을 넘고 있다. 당 차원의 공식 논평에서까지 “어느 세력의 품으로 둥지를 트시겠느냐”고 진 전 교수를 직격한 박진영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이제 개인 자격으로 당신이 집에 갈 때까지 응대해드리겠다"면서 확전 태세까지 내비치는 중이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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