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향기' 때문?..외면받는 가로수 '구실잣밤나무' 어쩌나

박진규 기자 2020. 10.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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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에서 나는 비릿한 냄새 때문에 민망하고 창문을 열어놓기가 힘들 지경이었어요."

도로변에 식재된 '구실잣밤나무'가 특유의 꽃 향기로 인해 가로수로서 '푸대접'을 받고 있다.

주민 홍모씨는 "구실잣밤나무 꽃향은 일반 밤꽃나무보다 훨씬 강하다"며 "나무가 자랄수록 꽃향기도 강해져 개화시기에는 가로수 주변을 지나기 어려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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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6월 개화시기 특유의 꽃 냄새 '주민 원성'
무안군, 남악신도시 400주 뽑고 이팝나무로 교체
특유의 비릿한 냄새로 인한 주민 원성이 이어지자 무안군이 구실잣밤나무 가로수 정비사업을 실시하기로 했다.(무안군 제공)2020.10.16 /뉴스1

(무안=뉴스1) 박진규 기자 = "가로수에서 나는 비릿한 냄새 때문에 민망하고 창문을 열어놓기가 힘들 지경이었어요."

도로변에 식재된 '구실잣밤나무'가 특유의 꽃 향기로 인해 가로수로서 '푸대접'을 받고 있다.

매년 5~6월이면 꽃이 피면서 남성의 체액과 비슷한 냄새가 난다며 가로수를 교체해 달라는 주민들의 문의가 자치단체에 빗발친다.

지난 2005년 전남도청이 이전하면서 계획도시로 건설된 무안군 삼향읍 남악신도시에도 일부 구간에 구실잣밤나무가 가로수로 심어졌다.

주요 관공서 이전과 함께 건설된 남악신도시 아파트에 주민들이 입주할 당시에는 가로수가 그다지 크지 않아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수령이 어느덧 15년 이상 되면서 매년 봄철 구실잣밤나무가 꽃이 피면 주변 상가와 아파트 주민들은 "이게 무슨 냄새지?" 하며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일명 '양향(陽香)'이라 불리는 이 냄새로 일부 주민들은 두통에 시달릴 정도였다.

주민 홍모씨는 "구실잣밤나무 꽃향은 일반 밤꽃나무보다 훨씬 강하다"며 "나무가 자랄수록 꽃향기도 강해져 개화시기에는 가로수 주변을 지나기 어려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에 아파트 부녀회와 상가번영회 등을 중심으로 5~6년 전부터 구실잣밤나무 철거를 요청해 왔고, 무안군은 결국 내부 논의 끝에 수목 교체를 결정했다.

모두 7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해부터 올해 11월말까지 2년에 걸쳐 삼향읍 남악신도시에 식재된 구실잣밤나무 400주를 제거하거나 옮겨 심고 대신 이팝나무를 식재한다는 계획이다.

무안군 관계자는 "주민들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지난해부터 가로수 교체작업에 들어갔다"며 "뽑아낸 구실잣밤나무는 사람이동이 드문 공원이나 고속도로 JC 등에 옮겨심기로 했다"고 밝혔다.

04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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