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강한 엄마, 프랑스 한인 약사 김현정

YTN 2020. 10. 18.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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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하게 저마다의 아침을 시작하는 사람들.

김현정 씨도 걸음을 재촉합니다.

파리의 명소 개선문 근처에 위치한 약국.

100여 년 전부터 지금까지 한자리를 지켜온 약국인데요.

현정 씨는 지난해부터 이 약국의 새 주인이 됐습니다.

가운을 걸치고, 서둘러 영업 준비를 합니다.

[김현정 / 파리 한인 약사 : 안녕하세요? 파리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김현정 약사입니다.]

약국을 인수할 때만 해도 관광지에 위치해 있다는 게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매일 여행의 설렘으로 가득한 사람들의 행복한 기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코로나19로 사정은 달라졌습니다.

관광객이 찾지 않는 쓸쓸한 거리.

손님은 절반으로 뚝 떨어졌고, 그마저도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사러 오는 손님이 대부분입니다.

[리자 뒤 아르테 / 약국 손님 : 처음에 프랑스 정부는 마스크가 불필요하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마스크는 필수적으로 꼭 필요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비드 제이즈 / 약국 손님 : 저는 오랫동안 남아시아 지역에 살아 본 경험이 있습니다. 아시아 사람들은 유럽에 비해 (전염병) 예방 문화가 잘 발전돼 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를 통해 전염병에 대한 회복력, 대처방안이 개선되기를 기대합니다.]

가녀린 체구지만 현정 씨는 그 누구보다 강한 엄마입니다.

약사의 길을 걷게 된 것도 발달 장애를 갖고 태어난 맏아들을 위해 보탬이 되는 엄마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라는데요.

[김현정 / 파리 한인 약사 : 큰 애가 장애가 있어서 제가 뭔가 일을 다시 한다면 아이한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생각했는데 시간도 나고 그래서 약학 공부를 하게 됐죠. 공부 자체가 어려웠죠. 공부 자체가 어렵고 언어(가 다르니까) 처음에는 강의를 다 녹음을 했어요. 1학년 때는. 그리고 (뒤늦게) 다시 공부를 하는 거기 때문에 다 쉬다가 다시 하는 거기 때문에 머리에 안 들어오더라고요.]

결혼과 육아, 남편의 해외 발령으로 경력이 단절된 상태에서 현정 씨는 큰아들을 위해 뭐든 해야만 했습니다.

서른다섯에 들어간 약대.

말도 잘 통하지 않는 프랑스에서 아이를 돌보며, 그 어렵다는 약학 공부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젊은 학생들과의 경쟁에서 결코 뒤처지지 않고 6년 과정의 약대를 유급 없이 한 번에 졸업한 건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죠.

[김현정 / 파리 한인 약사 : 한국에서 일을 하다가 여기 와서 경력이 단절됐잖아요, 집에서 애들 돌보면서 특히 아픈 애를 케어하면 힘들거든요. 외국에서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공부하면서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니까, 세상 밖으로 나오고 어려운 걸 해냈다는 성취감은 있었던 것 같아요. 근데 어려워요. 지금도 어렵고. 저같이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사람도 그 수업을 들을 수 있던 이유는 한국의 교육 수준이 굉장히 높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요.]

바쁜 와중에 짬짬이 시간을 내 한국어로 의학 정보를 공유하는 개인 블로그도 열었습니다.

파리에 사는 한인이나 한국인 관광객들이 혹여나 몸이 아픈데 언어 문제로 병을 키우지 않도록 도움을 주고 싶었기 때문인데요.

[프랑스 파리 거주 25년 차 : 굳이 약국에 찾아오지 않고 블로그 통해서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까 좋죠. 마음이 좀 안심이 되고요. 아플 때 언제든지 전화해서 여쭤볼 수 있으니까 그런 점이 좋고 처음 이민 오신 분들, 언어가 잘 안 되는 분들은 박사님에게 바로 전화해서 바로 처방전도 받고 약 안내도 받고 여러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굉장히 아주 좋습니다.]

잠깐 주춤하나 했던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는 분위기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의료진들이 목숨을 내놓고 바이러스와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같은 의료인으로서 현정 씨는 마스크를 잘 쓰고, 개인 방역을 잘 지키는 문화가 하루빨리 자리 잡는 세상이 오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김현정 / 파리 한인 약사 : (프랑스는) 마스크를 쓰는 문화가 아니어서 특히 코로나 시작할 때 동양인들이 마스크를 쓰면 '코로나 걸린 사람인가?'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그런 것에 대한 인식은 다 없어진 것 같아요. 다들 마스크를 쓰는 걸 굉장히 싫어하는 것 같아요. 프랑스 사람들이.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할 때만 쓰고. 주머니에서 꺼내서 쓰고, 다시 주머니에 넣고. 제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이 상황(코로나19)에서 마스크를 안 쓴다는 게 이상했죠.]

아들을 위해 걷게 된 약사의 길, 이제 도움이 필요한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약국 문을 활짝 열어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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