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때린 中 역풍맞는 와중에..10년전 시진핑의 한국전 발언

2020. 10. 1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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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한·미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 발언에 반박하는 중국
60주년 행사서 "침략 맞서, 아시아·세계 평화지켰다" 주장
오는 25일 70주년 행사 규모 기념대회·간담회 전망 엇갈려
2010년 10월 2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인민지원군 항미원조 출국 작전 기념 60주년 좌담회에서 시진핑 당시 국가부주석이 연설하고 있다. [중국정부망 캡처]

“위대한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은 평화를 지키고,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이다.”
시진핑(習近平·67) 중국 국가주석의 10년 전 발언이다. 2010년 10월 2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인민 지원군 항미원조 출국 작전 60주년 좌담회’ 연설에서다.
시진핑 당시 국가부주석은 “이 정의로운 전쟁은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 국가와 인민의 동정과 지지, 원조를 받았고, 결국 ‘정의의 군대’는 전쟁에서 승리했다”며 “제국주의의 세력 범위 확장을 막은 조치이자 아시아 및 세계 평화를 지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조선 내전 폭발 후 미국 트루먼 정부가 제멋대로(悍然) 파병을 진행해 무장 간섭했고 조선의 전면 전쟁을 발동했다”면서 “중국 정부의 수차례 경고를 무시하고 38선을 넘어 북·중 변경의 압록강과 두만강(圖們江)에 육박하고, 중국 동북 변경 도시와 마을을 폭격했다”고 말했다(인민일보 2010년 10월 26일 자 3면). 북한의 남침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꺾어지는 해 한국전쟁 참전 기념 행사를 보도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1면. 2010년 10월 26일자(왼쪽)은 ’중국인민지원군 항미원조 출국 작전 60주년 기념 좌담회 베이징 거행“을 제목으로, 2000년 10월 26일자(가운데)는 ’수도에서 지원군 항미원조 출국작전 50주년을 융중한 집회로 기념“을, 1960년 10월 26일자(오른쪽)는 ’수도에서 지원군 항미원조 10주년 성대한 집회로 기념“을 각각 제목으로 달았다. [인민일보 캡처]

최근 방탄소년단(BTS)의 한국전쟁 발언에 중국 관영 매체가 반발하고, 이에 한국의 대중국 여론이 급속하게 악화한 가운데 오는 25일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 70주년 기념식의 규모와 연설 내용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달 7일 ‘밴 플리트 상’을 수상한 BTS의 “우리는 두 나라(한·미)가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는 수상 소감에 중국 환구시보는 11일 “중국 팬들이 분노한다”는 도발적인 기사를 일방적으로 게재하면서 파문이 커졌다.
중국은 10년 단위로 거행하는 한국전쟁 참전 기념식을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규모를 결정해왔다. 20년 전인 2000년 참전 50주년에는 당시 장쩌민(江澤民·94)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연설하는 기념대회로 치러졌다. 전년도(1999년)에 발생한 미국의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 오폭사건으로 중국 내 팽배한 반미(反美) 여론을 의식한 조치였다.
반면 2010년 60주년 행사는 격식을 한 단계 낮췄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우호적인 미·중 관계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당시 후진타오(胡錦濤·78) 국가주석은 연설을 시진핑 국가 부주석에게 넘기고 자신은 행사 전 참전 군인과 사진촬영과 회견을 갖는 데에 그쳤다.
시진핑 당시 부주석은 연설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정 수호는 세계의 평화안정이란 대세와 관계된다”며 “한반도 평화안정을 수호하고, 대화와 담판 등 외교수단을 통해 갈등을 해결하고, 한반도 문제의 최종적이고 철저한 해결을 실현해야 한다”는 중국의 한반도 문제 해결 3원칙을 밝히기도 했다.

2010년 10월 26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4면에 실린 시진핑 당시 국가부주석의 한국전 참전 60주년 기념 연설 전문. [인민일보 캡처]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70주년 행사는 최근의 미·중 갈등을 반영해 성대한 규모의 기념 대회로 열릴 것이라는 예상과 11월 초로 임박한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좌담회 수준으로 자제할 것이라는 예측이 엇갈린다. 홍콩 명보는 지난 14일 “미·중이 각축을 벌이고, 한·중 관계가 개선되는 올해 베이징이 기념 대회를 개최할지, 좌담회에 그칠지, 시진핑 연설의 수위 여하가 남·북·미·중 사각 관계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없다”고 전망했다.
사공관숙 중국연구소 연구원=sakong.kwans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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