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케어.. 의료비 폭탄 5139만원에서 760만원 '탈바꿈'

지용준 기자 2020. 10. 18.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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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수혜자들 늘었지만.. 사각지대 '여전'
지용준_커버_401_지난 9월1일 오전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시민들이 외과 진료실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명 기자

#1 성인 호흡곤란 증후군과 세균성 폐렴 및 상세불명의 간염 및 만성 신장병을 앓던 62세 여성은 종합병원에 57일 동안 입원했다. ‘문재인 케어’ 이전 이 환자는 총 의료비 1억2123만원 중 5139만원을 부담해야 했지만 문재인 케어로 763만원 밖에 들지 않았다.

“아픈 데 돈이 없어서 치료를 제대로 못 받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강력히 추진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3년 차를 맞이했다. 일명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이 정책은 건강보험재정 ‘악화’라는 지적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수혜를 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문재인 케어는 건강보험 보장률을 높여 가계의 병원비 부담을 낮추고 국민 의료비를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오는 2022년까지 전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평균 18% 낮추며 미용·성형·라식 등을 제외하고 생명과 직결된 의료행위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해 보장률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즉 가난한 사람들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케어의 수혜자들



문재인 케어에 대한 환자들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저소득층의 갑작스러운 의료비 부담이 확 줄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약 3600만명의 국민이 2조2000억원의 의료비 경감 혜택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증환자의 의료비 부담은 문재인 케어 시행 전보다 2분의1에서 4분의1 수준까지 크게 감소했다.

의료비 부담을 줄이자는 게 정책의 취지인 만큼 톡톡히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문재인 케어 시행 이후 선택진료비가 전면폐지됐으며 재난적 의료비 지원이 확대되고 본인 부담 상한제가 개선됐다. 이는 국민들의 의료비 절감 효과를 가져왔다.

2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77세 고령 남성 A씨는 농흉과 원인을 알 수 없는 편마비 증상으로 상급종합병원에 58일 동안 입원했지만 환자의 치료비 부담은 267만원 뿐이었다. 바로 문재인 케어 때문이다. 입원실 비용과 MRI(자가공명영상) 검사 등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으면서 당초 의료비 3698만원 중 1590만원을 부담해야 했지만 그 비율이 83%나 감소했다.

실제 선택진료비·입원비·간병비·MRI 등 의료적 행위까지 모든 국민이 알만한 의료행위가 건강보험의 보장범위에 들어왔다. 올해부터는 난임 여성을 위해 자궁과 난소 초음파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됐으며 하복부 및 비뇨기 초음파 의술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았다.
건강보험 적립금 현황./사진=김은옥 기자



건강보험 재정 악화? “문제 없다”



문재인 케어에 대한 일부 정치권의 시선은 곱지 않다. 취지는 분명하지만 불필요한 보장으로 건보재정이 악화될 게 불 보듯 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문재인 케어를 둘러싼 설전이 끊임없이 펼쳐졌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책 없는 퍼주기 식’이라고 비판했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계획대로 추진 중’이라고 맞섰다. 

국감을 통해 공개된 통계에서는 문재인 케어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으로 평가했다. 2018년까지 2조6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했지만 보장률은 1% 늘어나는 데 그친 탓이다.

정부는 국민 기본 의료보장성을 키운 것은 사실이며 건강보험 재정은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한다. 복지부에 따르면 2018년 20조원이던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은 지난해 17조7712억원에서 올해 14조7044억원으로 축소돼 해마다 줄어 2023년엔 11조807억원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이후 2024년부터는 10조원 규모의 적립금을 유지하면서 문재인 케어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박능후 장관은 “문재인 케어 시행에 필요한 재원이 계획대로 확보되고 있다”며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건강보험의 누적 적립금이 줄어든 것을 악화됐다고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건강보험은 재정을 적립하는 게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지나치게 돈이 쌓여있는 게 좋다고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각지대도 있다… 수혜자 더 늘려야



이처럼 혜택이 많았음에도 문재인 케어의 사각지대도 분명 존재했다. 문재인 케어 시행 이후에도 보장율이 1% 늘어나는 데 그쳤다는 점에서 앞으로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의 목소리다. 건강보험 보장률과 범위를 늘려도 또 다른 새로운 의학기술이 들어와 비급여가 계속 늘어나는 풍선효과로 정책 효율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비급여가 늘어나는 이유 중 가장 큰 요인은 실손보험”이라며 “실손보험 제도를 개선한다면 이 같은 풍선효과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쉼 없이 늘어나는 비급여 비용이 문재인 케어 효과를 잠식하는 측면이 있다는 취지다.

실손의료보험 청구 실태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의원급 병원의 실손청구 비급여진료 규모만 보더라도 지난 2017년 상반기 6417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1530억원으로 80% 가까이 급증했다.

김 교수는 “사실상 과잉 진료로 우려되는 비급여 항목에 대한 실손보험 본인 부담율을 높이는 방안으로도 대응할 수 있다”며 “의사가 비급여 진료 시 환자의 동의를 구하는 제도 시행을 통해 비급여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와 가격에 대한 설명을 한다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조언했다.

외면당하고 있는 환자도 있다. 바로 암환자들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년에는 건강보험 등재를 신청한 의약품 20건 중 19건(95%)이 중증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해마다 줄어 ▲2017년 33건 중 25건(76%) ▲2018년 47건 중 18건(38%) ▲2019년 45건 중 21건(47%) ▲2020년 8월 기준 27건 중 13건(48%)으로 점점 하락했다. 

문재인 케어가 본격 시행된 2018년 이후 통과율이 급감하면서 중증환자들이 오히려 사각지대에 방치됐다는 주장이다.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은 “중증환자들이 오히려 급여 사각지대로 몰리고 있다”며 “암환자들이 건강보험의 안전망 속에서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건강보험 급여의 우선순위 재설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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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준 기자 jyj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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