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대는 사업마다 실패, 적자 가중..제주관광공사 '총체적 경영 부실'

박미라 기자 2020. 10. 18.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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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면세점·노형로터리 사업 등
잇단 철수·중단…부채 228%
4년간 혈세 1598억원 투입
올해 경영평가 최하위 등급
임금, 임원 최고·사원 최하위

제주관광공사가 부실 경영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잇단 사업 실패와 적자 가중에 따른 것으로, 조직 유지를 위해 제주도가 투입하는 혈세도 매년 불어나고 있다.

제주도는 2017년 20억원, 2018년 30억원, 2019년 29억원, 올해 50억원의 운영지원금을 제주관광공사에 투입했다고 18일 밝혔다. 제주관광공사가 2018년 40억8900만원, 2019년 146억9800만원, 올해 8월까지 5억1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조직 유지를 위해 제주도에 손을 벌리고 있는 것이다. 부채비율도 2018년 108%, 2019년 193%, 올해 8월까지 228%를 나타냈다. 이로 인해 제주관광공사는 올해 발표된 지방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라’ 등급을 받았다.

제주관광공사의 적자 원인은 잇단 사업 실패에 있다. 2016년 외국인 관광객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시내면세점을 열었으나 개점 4년 만에 철수했다. 2017년에는 제주관광공사가 내부보유금 89억원, 은행차입금 10억원 등 99억원을 투입해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 출국장에 면세점을 조성했지만 이 역시 개점조차 못했다. 앞서 2012년에는 수익사업을 위해 제주시 노형동에 407.6㎡ 규모의 부지를 구입했으나 별다른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한 채 방치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보복 조치, 코로나19 사태라는 변수가 크게 작용하기는 했지만 면밀한 검토를 하지 않은 무리한 사업 투자였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은 지난 13일 도의회 임시회 개회사에서 “도민들은 생계와 사투 중인데 지방공기업인 제주관광공사의 혈세 낭비는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으로, 손대는 사업마다 철수, 중단, 적자”라며 “공사 출범부터 현재까지 자본금 출자를 포함해 투입된 지원 예산만 1598억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개점 4년 만에 267억원에 달하는 손실로 시내면세점을 철수하면서도 지역사회에 한마디 사과도 없었고, 99억원이 투입된 항만면세점을 비롯해 노형로터리 수익사업 부지 또한 중단된 채 흉물이 돼 가고 있다”며 “외부환경 탓으로만 돌리며 책임경영을 외면한 총체적 경영 부실을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영희 제주도의원도 지난 15일 제주관광공사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경영평가 최하위임에도 기관장과 임원 평균 임금은 7개 전국 관광공사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반면 신입사원 평균 임금은 최하위”라며 “경영위기로 조직 불안이 가중되고 있고, 지역사회 역시 제 역할을 못하는 관광공사에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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