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기적'.."이들이 있었기에"
[KBS 울산]
[앵커]
지난 8일 불이 난 울산 33층 주상복합 건물은 진화에만 16시간이 걸릴 만큼 큰 불이었는데요.
하지만 기적적으로 사망이나 중상자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몸을 아끼지 않고 이웃이나 주민을 구한 숨은 영웅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정 기자가 이들을 만나 봤습니다.
[리포트]
늦은 밤 화염이 주상복합 건물 전체를 덮쳐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긴박한 순간.
33층에 사는 동물병원 원장 이승진 씨도 벽을 더듬어 가며 옥상으로 대피하기 시작했습니다 .
비상계단에 이른 순간, 겁에 질려 오도 가도 못하는 주민 수십 명을 발견했습니다.
재빨리 옥상으로 나가 안전한 공간을 확인한 뒤, 주민들을 다독여 대피공간으로 데려갔습니다.
[이승진/화재 건물 주민 : "당황하신 분들을 위해가지고 조금이라도 내가 알고 있는 구조라든가 이런 것을 이용해가지고 도와줄 수 있는 것 자체가 저의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쩔 줄 몰라하던 주민 22명은 이씨 손에 이끌린 뒤 소방대에 의해 건물 밖으로 무사히 빠져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승진씨는 이웃주민들의 반려동물 보호와 치료까지 자처하고 있습니다.
28층에 사는 구창식 씨 가족은 테라스에서 갓난아이를 받아내고 담요를 펴 주민 18명을 구해냈습니다.
소방관들은 건물 곳곳을 돌며 주민들을 업어 대피시켰습니다.
화염 속 무거운 장비를 메고 33층 건물을 오르내르기를 수십번.
숨은 턱까지 차올랐지만 주민들과 공기 호흡기까지 나눠쓰며 정신력으로 버텼습니다.
[신재훈/울산 북부소방서 구조대 : "30층에서 아이를 발견했고 보조 호흡기를 씌우고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2층에서 갓난 아이를 업고 2분 만에 뛰어 내려온 소방대원도 있습니다.
[김근환/울산 남부소방서 소방사 : "아기를 어떻게 해서든 데리고 나가야겠다는 생각밖에는 안 들었습니다. 한 쪽으로 대피도 잘해주시고 주민분들의 협조가 있었기에 아기의 목숨도 살리고."]
대형 화재 속 사망자 제로의 기적 뒤엔 숨은 영웅들의 용기와 헌신이 있었습니다.
KBS 뉴스 이정입니다.
촬영기자:김근영
이정 기자 (j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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