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가 도시가스보다 안전".. '충전소' 둘러싼 오해와 진실

김재중 2020. 10. 20.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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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중 안전장치.. 폭발위험 없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국판 뉴딜’의 한 축을 형성하는 그린뉴딜, 그 중에서도 탄소를 대체할 보편적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수소는 우주 질량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풍부하다. 지역적 편중이 없고 장기간 대용량 저장이 가능하다. 수소는 산소와 화학반응시 열·전기를 생산하고 남는 것은 물뿐이어서 친환경적이다.

에너지로 사용되는 수소는 수소폭탄에 쓰이는 중수소·삼중수소와 다르다. 자연 상태에서는 수소가 중수소·삼중수소가 될 수 없다. 특히 수소폭탄의 폭발은 1억℃ 이상 온도에서 일어나지만 수소차 운전온도는 60~80℃여서 폭발 위험이 없다.

수소는 석유화학 시설 등 산업현장에서 수십년간 사용하면서 안전관리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 수소는 가장 가벼운 기체로 공기 중에서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에 점화 및 폭발 등의 조건을 만족시키기 어렵다. 미국화학공학회 등 전문기관들은 지연발화 온도, 연료독성, 불꽃온도, 연소속도 등 종합적인 위험도를 고려할 때 수소가 도시가스보다 안전하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지난해 5월 발생한 강릉 과학단지 수소탱크 폭발사고로 인해 ‘수소가스=수소폭탄’이라는 오해가 빚어졌다. 강릉 수소탱크 폭발은 수전해로 얻은 수소를 연료전지에 공급하는 실증사업을 위해 임시로 구축한 연구시설에서 발생한 사고이며, 수소충전소와는 무관하다. 강릉 과학단지 수소탱크는 전문기관 검증 없이 설치한 불법시설로, 산소 제거 필터를 설치하지 않아 산소가 저장탱크로 유입돼 폭발했다. 수소충전소는 산소 유입이 아예 불가능하다.

세계 수소충전소 현황을 보면 2019년 12월 기준으로 한국 39개, 일본 112개, 미국 70개, 유럽 134개, 중국 32개 등 약 430개가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다. 수소충전소는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일본 도쿄타워 등 국가 중요시설 인근에 설치할 만큼 안전성이 입증됐으며 한국도 국회와 정부세종청사 인근에 설치돼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다.

국내 수소충전소는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에 따라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안전검사를 받고 관할 행정관청 승인을 받아 설치된다. 안전관리기준은 국제기준과 동등하다. 수소충전소는 안전을 위해 국제표준화기구(ISO) 기준을 충족한 설비와 안전 검사를 통과한 부품만 사용한다. 충전소 구축 전·후 한국가스안전공사 안전검사 실시, 방폭 및 안전 구조물 설치, 안전관리자 상주, 안전거리 확보 등으로 철저하게 관리한다. 수소충전소는 내압용기가 견딜 수 있는 압력(1000bar)의 88% 이하인 875bar 정도만 사용하고 압력상승 시 안전밸브가 자동으로 작동돼 전기차단, 수소 배출 등 안전 조치가 이뤄진다. 수소충전소 저장탱크는 크롬 합금으로 강도·인장력 등이 일반 철·스테인레스에 비해 안전성이 우수하며 수소충전기 노즐은 최종 안전하게 연결되기까지 가스가 흐르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수소 누출을 막기 위해 수소 누출 경보기, 화재검지기, 긴급차단장치 등 3중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으며 설치 전 중간검사, 완성검사 실시, 설치 후에는 분기별 수소품질 검사 및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다. 충전 중 긴급상황 발생 시 차단장치가 작동되며 가스 누출 및 화재 발생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가스누출 및 화재감지 장치가 설치돼 있다. 또 수소충전소 이중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 수소충전소 상태가 한국가스안전공사에 실시간 전송돼 위험요인 발생 시 즉시 대응할 수 있다.

서울시는 정부와 함께 11월부터 서초구 소재 ‘양재수소충전소’의 수소 공급능력을 확대하는 시설 개선에 나선다. 이에 앞서 오는 26일 오후 8시 비대면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며, 화상으로 설명회에 참여할 서초구민 90명을 20일 9시부터 서울시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 모집한다. 서울시는 주민설명회를 통해 양재수소충전소 시설개선 계획과 수소충전소의 안전성·친환경성,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부정책 등을 소개한다. 또 전문가 및 관계자 간 논의와 질의응답을 통해 주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의견을 수렴해 향후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조완석 서울시 기후변화대응과장은 19일 “이번 주민설명회가 수소충전소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양재수소충전소 개선 사업을 통해 친환경 차량 보급 확산과 대기질 개선, 기후변화대응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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