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유럽, 한국식 '추적' 따라하기 두 손 들었다..결국 '봉쇄' 회귀

정영훈 2020. 10. 2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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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가을은 단풍이 아닌 코로나19로 물들고 있습니다.

확산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 더는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접촉자를 추적-격리하는 것이 불가능한 수준이 되고 있습니다.

결국, 남은 수단은 지난 3, 4월 모두를 고통스럽게 했던 '봉쇄' 조치뿐입니다.

아일랜드가 유럽 국가 중에 처음으로 전국적 '봉쇄' 조처로 복귀했습니다.

영국은 지역마다 미니 봉쇄 조치인 '서킷 브레이커'를 도입하고 있고, 3단계 방역 최고 단계 상향을 검토하는 지역도 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확진자 추적 시스템이 사실상 무너졌고, 슬로베니아는 아예 접촉차 추적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좌) 사디크 칸 런던 시장 (우) 로버트 젠릭 지역 장관


■ 런던 시장 "국가로서 실패" …맨체스터 3단계 상향 검토

사디크 칸 영국 런던시장은 지난 16일 영국 정부가 국가로서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했다고 선언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정부가 6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검사-추적-격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국가로서 실패했다."고 말했다고 PA통신사가 전했습니다.

칸 시장은 "영국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검사-추적 후 코로나19 확진자를) 분류·격리해왔던 한국 등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들로부터 배워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과 같이 3단계 코로나19 대응 시스템을 뒤늦게 마련한 영국은 런던에 지난 17일부터 2단계-높음(high)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칸 시장은 2∼3주간의 전국적인 '미니 봉쇄 조치', 이른바 '서킷 브레이크'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맨체스터, 솔퍼드 시가 포함된 그레이터맨체스터는 북서부의 리버풀에 이어 3단계-매우 높음(very high)으로 상향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로버트 젠릭 지역 장관은 현지시각 19일 "영국 남서부와 남동부 전체를 합친 수보다 그레이터맨체스터 병원에 더 많은 코로나19 환자가 있다"고 말하고, 지역 지도자들이 술집 폐쇄 등에 동의하지 않으면 3단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3단계가 되면, 식사를 팔지 않고 술만 파는 선술집은 문을 닫아야 하고, 술집과 식당에서는 물론 야외 정원 등에서도 가족 이외의 사람을 만나는 것이 금지됩니다.


■ 아일랜드, EU 국가 중 첫 '봉쇄' 복귀

미홀 마틴 아일랜드 총리는 현지시각 19일 TV 연설을 통해 최고 수준에 해당하는 5단계 봉쇄 조치 계획을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습니다.

유럽연합(EU) 국가 중 처음으로 전국적 봉쇄 조치로 복귀를 선언한 것입니다.

21일 자정부터 6주 동안 시행되는 이번 조치로 아일랜드 시민은 거주지에서 5㎞ 이내에서만 이동할 수 있습니다.

비필수 소매업종 영업이 중단되고, 술집과 식당은 사서 가져가기(테이크 아웃) 서비스만 할 수 있습니다.

마틴 총리는 "모든 시민에게 집에 머물러 달라는 요청을 했다. 필수 노동자만 출근이 허락될 것"이라고 말하고, "6주 후에는 의미 있는 방법으로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내년에도 봉쇄 조치를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하며 전 국민에게 이번 조처를 잘 따라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인구 4백95만 명의 아일랜드에서는 지난 하루 동안 1천31명이 코로나19에 추가로 감염돼 현지시각 19일까지 5만 993명이 감염됐고, 1천852명이 숨졌습니다.


■ 슬로베니아 "추적 중단" …이탈리아 "추적할 수 없는 상황"

슬로베니아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너무 많아 접촉자 추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접촉자 추적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dpa 통신이 현지시각 18일 전했습니다.

대신 코로나19 확진자가 스스로 접촉자들에게 해당 사실을 전하도록 했습니다.

이탈리아 보건부 고위 자문관인 월터 리치아르디는 현지시각 16일 ANSA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역 보건당국이 더는 밀접 접촉자를 추적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방 보건당국이 바이러스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리치아르디 자문관은 현지시각 19일 일간 라 레푸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도 "일부 지역은 추적에만 의존할 수 없으며 이제 봉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19일 9천338명이 새로 코로나19에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42만 3천578명, 사망자는 73명 늘어 3만 6천616명이 됐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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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훈 기자 (jyh21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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