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과 형·동생" 이혁진, 채용글엔 "업계 최고로 모신다"
검찰 수사를 받다 해외로 출국한 이혁진 전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대표가 미국에서 운영중인 사업체가 최근 채용 공고를 내며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국내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무죄가 입증되기 전까지는 한국에 들어올 계획이 없다는 의사도 분명히 했다.
━
“업계 최고 대우로 모신다” 채용 공고
20일 미국 한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이 전 대표가 운영하는 A 마켓은 지난달 마케팅·판매·영업 등 부문에서 직원을 뽑는다는 채용 공고를 올렸다. “업계 최고의 대우로 모시겠다”면서다. A 마켓 측은 “한국 우수 식품을 전 미주에 보급하고 있다”며 “온라인 사업을 확장하고자 최고의 인재를 선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해당 공고는 지난 14일 마감됐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실이 농업협동조합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등에 따르면 김치 등 한국 특산품을 팔고 있는 A 마켓에서는 막장·황태볶음고추장 등 영월농협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농협 측은 A 마켓과 직접 거래하는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농협 제품들이 한국 수출업체와 미국 수입업체 등 중간 단계를 거쳐 A 마켓에서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영월농협 관계자는 “A 마켓이 미국 마트에서 직접 산 것도 있다. 유통 구조상 누가 사 가는지를 하나하나 관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이 전 대표는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진 중대 범죄자”라며 “농협에서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임종석 모른다”더니, 세달 후엔 “좀 안다”
횡령 등 혐의로 지명수배를 받고 있는 이 전 대표는 최근 국내 언론과의 접촉면도 넓히고 있다. 검찰의 출국금지 조치 하루 전인 2018년 3월 22일 출국한 데 대해 ‘봐주기 의혹’이 불거지자 이를 적극 해명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검찰 수사를 피하려고 해외로 도피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로부터 단 한 차례도 소환 통보를 받은 적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날짜를 알고 출국한 게 아니라 하소연하고자 바로 출국했을 뿐”이라며 “가정이 있는 미국의 집으로 간 거지 도주한 게 아니다. 옵티머스 주범들이 잡히면 나에 대한 의혹이 풀릴 것이다. 그때 법정에 나가 증언하겠다”고 주장했다.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와 친분을 언급하기도 했다. 같은 날 방송된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다. 이 전 대표는 임 특보와 관계를 묻는 질문에 “같은 대학교 동문이다. 좀 안다”고 답했다. 그는 “친구는 아니고 (임 특보가) 나보다 나이도 한 살 많고 한국사회에서는 이제 보통 ‘형·동생’이라고 하는 정도로 표현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나와 임 특보는 옵티머스와 전혀 연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7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선 임 전 특보와 친분을 극구 부인했다. 임 전 특보 관련 질문에는 답도 하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임 특보와 한양대 동문인 점을 내세워 옵티머스 설립 과정에서 금융당국 등의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
검찰, "연락한 적 없어, 연락처 처음 알아"
이 전 대표가 언론 인터뷰에 나서는 동안 검찰은 이 전 대표와 직접 접촉한 적 없다고 밝혀 야당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및 산하 검찰청 국정감사에서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A 마켓은 미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 전 대표 사업체다. 홈페이지에 연락처도 공개돼있다. 그런데 검찰에서는 지금 전혀 손을 쓰고 있지 않은 분위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연락처가 다 나와 있고, (이 전 대표는) 기자들과도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그런데 검찰에서는 직접 연락을 안 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문홍성 수원지검장은 “이 전 대표와 직접 연락을 취한 적은 없다”며 “연락처를 지금 처음 받았기 때문에 연락을 취할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 조수진 의원과 문홍성 수원지검장 19일 질의
「 ▶조 의원=“A 마켓은 미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혁진씨 사업체입니다. 연락처, 카카오톡 아이디, 주소까지 다 나와요. 그런데 검찰에서는 지금 전혀 손을 쓰고 있지 않은 분위기예요. 정상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문 지검장=“미국에 범죄인인도 청구를 해놓은 상태고, 출석 관련 의사를 타진한 거로 최근 친척에 대해 조사를 하면서 그 내용을 물어본 것으로 보고받았습니다.”
▶조 의원=“다시 한번 정리하면 수사팀이 자진 귀국해서 조사받으라고 연락했습니까?”
▶문 지검장=“직접연락은 안 됐고 관련 친척을 통해서 수사상황에 관해서 면담한 것으로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조 의원=“지금 저렇게 연락처도 다 있고, 카카오톡으로 기자들과 연락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검찰에서 직접 연락을 안 했다고요?”
▶문 지검장=“연락처는 지금 처음 받았기 때문에 연락을 취할지는 검토를 하겠습니다.”
」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고교생 이어 70대 사망...'독감백신 공포' 커지는데 정부 말 믿어도 되나
- 中택배사 또 BTS제품 거부…"우리가 했겠나, 이유 알지 않나"
- 고교생 백신사망 미스터리…"같은 병원 청소년 20명 이상없다"
- 추미애의 윤석열 찍어내기, 7년전 폐기된 의혹도 동원했다
- ‘쇼미’ 다섯 번째 도전장 낸 오왼, 대마초 혐의로 하차 통편집
- 1억 넣어도 연 이자 70만원…‘저축→집→노후’ 고리 사라졌다
- [단독]금감원, 라임 아바타운용사에 무더기 지적…중징계 예고
- 흩어져야 산다는 코로나 역설..."일상의 절반이 날아가버렸다"
- 당근마켓 '20만원 입양' 그 신생아, 보육시설로 간다
- [단독] 또 北퍼주기? 부산항만공사, 나진항 개발 도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