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원에 선생님 정보 넘긴 프랑스 학생 "참수될 줄 몰랐어요" 눈물
이슬람교 신자가 거리에서 중학교 교사의 목을 자른 사건으로 프랑스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범인으로부터 돈을 받고 교사의 신상 정보를 넘겨준 학생이 크게 후회하고 있다는 경찰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일(현지 시각) 뉴스채널 BFM은 수업 시간에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조롱한 만화를 보여줬다는 이유로 참수된 교사 사뮈엘 파티(47)가 근무하는 학교에 재학중인 14세 남학생이 사뮈엘의 인상 착의와 퇴근 시간을 알려준 대가로 범인으로부터 300유로(약 40만원)를 받았다는 진술을 했다고 보도했다.
범인 압둘라 나조로프(18)는 지난 16일 오후 2시쯤 파리 서쪽 근교의 콩플랑-생트-오노린에 있는 브와돈중학교 앞에 나타나 점심시간 때 학교에 돌아가던 이 남학생을 불러세웠다. 그는 남학생을 상대로 사뮈엘을 특정하기 위해 인상 착의와 퇴근 시간을 물으면서 300유로짜리 돈 다발을 건넸다고 한다.
이 남학생은 “범인이 프랑스어 액센트가 거칠긴 했지만 무기가 보이지 않아 위험한 인물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다”며 순순히 정보를 넘겨줬다고 한다. 그는 교실로 돌아와 가까운 친구 4명에게 돈 다발을 자랑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3시간 후 학교 근처에서 사뮈엘은 목이 잘려 숨졌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범인 압둘라를 사살했다. 돈을 받은 학생은 “이런 일이 벌어질 지 몰랐으며, 진심으로 후회한다”고 진술했다고 BFM은 경찰을 인용해 보도했다.
대대적인 추모 분위기 속에 사뮈엘에 대한 국가 추도식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21일 파리 시내 소르본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프랑스 교육계는 사뮈엘이 근무하던 브와돈중학교의 이름을 그의 이름을 따서 ‘사뮈엘 파티중학교’로 개명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프랑스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슬람계에 대해 강경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일부 이슬람 사원을 폐쇄하고 특정 이슬람단체에 대해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231명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강제 추방할 방침이다. 그러나 강경책이 이슬람계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또다른 보복 범죄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광역지방자치단체협의회 회장인 르노 뮈젤리에가 문제가 된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무함마드 만평을 책으로 만들어 전국 고등학교에 보급하겠다고 발표해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 같은 방침에 대해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고 프랑스 사회가 테러에 겁먹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필요하다”고 옹호하는 사람들과 “이슬람 신자들을 지나치게 자극해 또다른 테러를 낳는다”며 우려하는 사람들이 맞서고 있다.
샤를리 에브도의 무함마드 만평은 점잖게 풍자하는 수준이 아니라 무함마드를 저속하게 비하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무함마드를 그리는 것조차 용납하지 않는 무슬림들은 강한 분노를 표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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