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값 18개월만에 1130원대.."바이든 당선땐 추가 상승"
中경제 회복에 위안화 강세
원화강세 동조화 현상 뚜렷
국내 성장률 선방도 상승 요인
美대선 결과가 등락 변수될듯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1142.0원)보다 2.5원 오른 1139.5원에 마쳤다. 종가가 1130원대로 오른 건 지난해 4월 22일(1141.6원) 이후 1년6개월 만이다. 이날 원화값은 1140.5원에 개장해 오전 한때 1138.8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원화값이 심리적 저항선인 1130원대를 돌파하자 시장에서는 1130원대 안착 여부를 놓고 치열한 '눈치 싸움'이 벌어졌다.
A은행 딜러는 "1140원 선이 깨지면 1120원까지 갈 수 있다는 의미"라며 "거래량이 많지 않고 무거운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어 "원화값 1160원이 깨졌을 당시 이미 수입업체 결제 수요(달러 매수)가 많이 나와서 수요가 많지 않다"며 "오히려 수출업체 네고 물량(달러 매도)이 일부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원화값은 급격한 강세를 막으려는 당국 개입 경계감과 부담 심리 등으로 1140원 선에서 소폭으로 오르락내리락했다. B은행 딜러는 "거래량이 많지 않고 다들 눈치만 본 상황"이라며 "수급은 시장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지선이었던 1140원을 뚫는 순간 1110~1120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원화값이 상승한 가장 큰 이유로는 위안화 강세가 꼽힌다. 미국과 유럽 등이 코로나19로 경제가 부진한 사이 중국 경제는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다. 전날 발표한 중국 3분기 경제성장률은 4.9%다. 지난 1분기 때 -6.8%까지 떨어졌다가 'V자' 반등에 성공했다. 달러당 위안화는 간밤에 6.7위안 선까지 올랐다.
최근 투자자들이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 당선 가능성에 베팅한 점도 달러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바이든 후보가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꺼내들 수 있어서다.
바이든이 임기 4년 동안 2조달러를 투자한다고 하자 시장은 '재정적자'에 집중했다. 미국 재정적자가 커지는 건 달러 약세 요인이다. 미·중 갈등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안전자산 선호도가 약해졌다. 박정은 하나은행 연구원은 "바이든 후보 지지율이 높다 보니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져 위안화와 원화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원화값 향방이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든이 당선되면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상당수 전문가들이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가 이긴다면 지금 같은 기대감이 이어져 원화값 상단을 더 열어둬야 한다"면서 "반면 트럼프가 되면 미·중 무역분쟁 등 불안정성이 커져 달러 강세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바이든 후보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선반영돼 있어 바이든이 되더라도 원화값이 떨어질 수 있다"며 "공화당이 상원을 지켜내면 민주당의 재정적자 정책도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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