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비자금 수사'도 봐주기 의혹?..장모님과 저축은행

장인수 2020. 10. 2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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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수사 지휘권이 발동된 윤석열 총장의 가족과 측근 관련 사건은 기존 수사가 지지부진하고 수사 과정이나 결과가 석연치 않아서입니다.

그런데 같은 의심을 받는 사건이 또 있습니다.

바로 윤 총장의 장모한테 거액을 대출해주고 부인의 전시회를 후원해온 한 저축은행 수사에도 의심스러운 대목이 많습니다.

장인수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양주의 한 추모공원.

노덕봉 씨는 이 사업을 위해 2009년 신안저축은행에서 120억 원을 빌렸습니다.

그런데 신안저축은행의 박 모 회장이 시공사를 통해 대출 금액의 10%인 12억 원을 대가로 요구했다고 합니다.

대출을 해주고 그 중 일부를 돌려받는 이른바 '꺾기' 의혹.

[노덕봉/전 추모공원 시행사 대표] "(시공사 대표가 신안저축은행에서) '10%를 줘야 한다', 이렇게 해서 '10%는 많다' 해가지고, 10억으로 결정해서 그렇게 해서 주기로 했습니다."

이후 신안저축은행과 사업 이권을 둘러싸고 법적 분쟁을 벌이게 된 노덕봉 씨는 2015년 뒤늦게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습니다.

2009년 당시 추모공원 법인의 통장 내역을 보면 수상한 자금 흐름이 보입니다.

5월 19일에 신안저축은행에서 120억 원의 대출금이 입금됩니다.

그런데 다음날 곧바로 석재 공사 업체에게 6억 원이, 20일 뒤엔 납골당 시공 업체로 5억 원이 빠져나갔습니다.

11억원의 돈은 공사 대금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돈이 다시 시공사인 정은건설로 건너간 뒤, 신안저축은행으로 전달됐다는 주장.

[노덕봉/전 추모공원 시행사 대표] "(비자금) 5억 받은 거 아닙니까? (시공사 대표) 이**가 신**(신안저축은행 대출팀장)이한테 가 가지고, 신**이가 (박** 회장한테) 전달했다고 들었어요. "

당시 복잡한 자금 흐름의 한 가운데 있던 납골당 시공업체 대표의 진술도 의혹을 뒷받침 합니다.

[납골당 시공업체 대표] "(시공사) 이** 대표가 (공사) 계약을 조건으로 저한테 '통장을 하나 만들어 줄 수 있겠느냐' 그래서 '네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주고… 거기에 5억 중에 4억을 인출한 걸 (나중에) 확인했습니다"

차명 계좌를 통한 불법 비자금 조성 의혹.

검찰도 수상한 거래를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납골당 시공업체 대표] "검찰에서 의정부지청이라면서 전화가 왔었어요. 제가 (차명 통장을) 만들어준 사실이 있다. 그것만 확인하고 추후에 추가 조사는 없었습니다."

수사를 요청했던 진정인들은 당시 검사와 수사관의 대화 내용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노덕봉/전 추모공원 시행사 대표] "(검사가 수사관에게) '이 통장 좀 한번 까봐' 그러더니, 통장 조회 좀 해보라고 해서 조회를 하니까 한 15분 에서 20분 정도 있으니까 (수사관이) '(신안저축은행 대출팀장) 신** 통장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자체가 불법인 차명 거래는 명백해 보이지만 어떤 이유인지 지금까지 아무도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축은행의 비자금 조성인지, 아니면 건설사의 '배달사고'였는지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2011년 저축은행 부실 대출 사태 당시 검찰은 합동수사단을 만들어 저축은행들의 오너 여러명을 각종 비리 혐의로 구속 기소했습니다.

당시 신안저축은행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300억원대의 각종 불법대출 혐의로 고발됐는데도, 검찰은 박 회장과 차남인 박 모 대표이사는 빼고 그 아래 간부들만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신안저축은행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 씨와 특별한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2013년 도촌동 땅 구입 자금 48억 등 3년 사이 126억 원을 대출해줬습니다.

2013년엔 최 씨 측이 신안저축은행에 300억원대의 예금이 있다는 가짜 잔고증명서를 만들었지만, 피해자라 할 수 있는 은행 측은 지금까지 최 씨에게 법적 책임을 묻지 않았습니다.

신안저축은행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3차례에 걸쳐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 측이 주최한 미술 전시회의 후원자이기도 했습니다.

2016년도 불법 대출 의혹 사건의 담당 검사는 해외 체류 중이어서 연락이 닿지 않았고, 대검은 "수사,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한 답변과 인터뷰는 부적절하다"고 밝혔습니다.

신안저축은행측은 MBC의 취재에 응하지 않았고, 2009년 당시 10억 원의 비자금을 신안저축은행에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건설사 대표 역시 취재진의 연락을 받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장인수입니다.

(영상취재: 김경배, 박주일, 김우람 / 영상편집: 문명배, 조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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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수 기자 (mangpoboy@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0/nwdesk/article/5947301_3252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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