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희에 '어이~' 불린 류호정 "젊은 여성 일상 전시하고 있다"

정혜정 2020. 10. 2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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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 정의당 의원. [사진 유튜브 이데일리 캡처]

류호정(28) 정의당 의원은 전날 국정감사에서 최창희(71) 공영홈쇼핑 대표로부터 '어이'라는 호칭을 들은 것과 관련해 "젊은 여성들의 일상이 어떠한지 그 모습들을 제가 전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20일 말했다.

류 의원은 이날 서울 중구 남대문로 밀레니엄 힐튼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9회 이데일리 W페스타 행사에 참석해 전날 국감에서 최 대표와의 질의응답 도중 "어이"라는 발언을 들은 데 대해 이같이 반응했다.

류 의원은 "그 이상 말씀을 드리지 않았는데 제가 본회의에서 원피스를 입고 나타냈을 때나 어제와 같은 일이 일어났을 때 댓글들을 보면 반응이 보인다"며 "국민들도 그걸 보시면서 '아 이렇게 살고 있구나' 아신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한 모습들을 제가 전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젊은 여성들의 일상이 어떠한지, 공론장 위로 전시하는 것도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에 입성하기 전이나 지금이나 저는 싸가지 없는 어린 여자다"라고 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8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잠시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류 의원은 지난 8월 국회 본회의에 분홍색 계열의 원피스 차림으로 출석해 논란에 휩싸인 것에 대해서도 재차 입장을 밝혔다.

류 의원은 "지금도 여전히 80% 이상이 남성으로 이뤄진 국회가 검은 양복과 넥타이로 상징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들을 해서 임기 초부터 청바지, 반바지 정장, 작업복 등 갖가지 옷을 입었다"고 운을 뗐다. 21대 국회에서 여성 의원은 57명(19%), 남성 의원은 243명(81%)이다.

류 의원은 "그날이 본회의 마지막 날이었는데 그동안 아무 말이 없다가 오롯이 젊은 여성으로 보이는 옷(원피스)을 입었을 때 혐오 발언이 넘쳐났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상의 수많은 여성들이 입을 수 있는 옷에 대해서 성희롱적 발언이 쏟아지는 것을 보고 여성들이 이 반응을 보고 위축되진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평범한 옷을 보고 또 자기검열을 하고 있지는 않을지 걱정이 됐다"며 "그럴수록 제가 굽혀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류 의원은 연대를 강조하면서 과거 성희롱을 당했던 경험도 털어놓았다.

류 의원은 "회사 내에서 성희롱을 당했을 때 침묵을 했었는데 이후에 입사한 후배가 같은 일을 겪는 것을 보고 내가 침묵했기 때문에 이런 일을 겪지 않아도 될 사람이 똑같은 일을 겪는구나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뒤로 조금씩 발언하고 나서기 시작했다"며 "그 당시에 각성을 했으니까 저는 뭔가 큰일을 해야 할 것만 같았다. 그런데 그렇게 할수록 될 리가 있겠냐"며 "제 살만 깎아 먹고 '왜 난 이만큼 못하는 거야' 자책만 했다"고 했다.

류 의원은 "곧이어 '나를 깎아 먹으면서까지는 할 필요가 없고 내가 있는 위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나가면 그게 물결이 돼서 세상을 바꾸는구나' 깨달았다"며 "제가 지금 이렇게 활동하는 것도 보이지 않는 수많은 분이 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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