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에 휴가 물어보는 카카오 직원들.."AI 역할은 '잡일' 줄여 업무집중 돕는 것"

이승우 입력 2020. 10. 21. 17:17 수정 2020. 10. 22.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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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워크 총괄한 이석영 카카오엔터 부사장
원하는 내부 데이터 한번에 검색
카카오워크로 소통 시간 절약
코로나로 업무환경 급속 변화
AI 활용한 협업 도구 관심 커져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내부 직원들의 협업툴로 ‘카카오워크’를 쓰고 있다. 기업 간 거래(B2B)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지난달 선보인 솔루션이다. 카카오 직원들은 회사 총무부서에 휴가 사용 방법이나 건강검진, 통근버스 등 사내 제도에 대해 묻지 않는다. 대신 카카오워크에 탑재된 인공지능(AI) 챗봇 ‘캐스퍼’에게 물어본다. 캐스퍼는 사내 규정을 기반으로 필요한 정보를 알려준다. 캐스퍼를 통해 총무부서 직원들은 직원 응대 시간을 줄여 자신의 일에 집중할 수 있다. 직원들 역시 업무담당자를 찾아 전화를 걸고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시간을 절약하게 된다.

21일 카카오 판교사옥에서 만난 이석영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부사장(사진)은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본질적 경영활동과 벗어난 일이 늘어나게 된다”며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추구하는 AI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의 낭비를 줄여 직원들이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워크 개발을 총괄한 이 부사장은 다음달 11일 개막하는 ‘글로벌인재포럼 2020’에서 ‘AI와 함께 일하는 법’을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AI 챗봇으로 내부 정보 검색”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AI를 활용한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2017년 1월 카카오 내부에 세워진 ‘AI 랩’으로 시작해 작년 12월 3일 자회사로 독립했다. AI 엔진 ‘카카오i’와 AI 스피커 ‘카카오미니’ 등을 선보였다. 최근 들어 협업툴, 클라우드 서비스 등 AI 기반 B2B 솔루션 전문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이 부사장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지향하는 AI는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사람을 보완하고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라며 “기업에 AI를 도입한다고 기존에 일하는 방식을 바꾸거나 새롭게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카카오워크를 만든 이유에 대해 “일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것은 전화, 메일, 메신저를 이용한 다른 직원과의 의사소통”이라며 “이런 커뮤니케이션이 더 매끄럽고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다수 기업은 경영 활동에서 얻어진 다양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내부 문서일 수도 있고 거래처와 주고받은 공문일 수도 있다. 수많은 데이터가 쌓여 있지만, 직원들이 이를 활용하는 게 쉽지 않다. 카카오워크는 회사 내부의 데이터베이스를 카카오i와 연결, 카카오워크의 캐스퍼를 이용해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원하는 정보를 메신저 내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부사장은 “포털 사이트 수준의 검색 기술을 내부 데이터베이스(DB)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며 “일하는 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자신했다.

 “AI 활용한 업무 효율화가 중요”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들이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한 근본적 고민을 하게 됐다”고 했다. 메신저, 화상회의 등 다양한 업무 방식이 도입되면서 어떻게 해야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지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AI를 활용한 협업 도구에 대한 기업들의 문의가 급증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기업 사이에서 화두로 떠오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에 대해선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단순히 첨단 기술을 도입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며 “기업의 고객은 내부 직원과 외부 고객 둘로 나눌 수 있는데, 이들에게 어떻게 더 나은 사용자경험(UX)을 줄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워크의 챗봇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내부 직원을 위한 것이라면 현대자동차가 자사 차량에 카카오i를 적용해 음성명령으로 차량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외부 고객을 위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인 셈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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