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독감 예방접종 후 사망, 과거 사례 보니

이가혁 기자 2020. 10. 2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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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독감 백신 접종 이후에 사망한 사례가 잇따르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와 함께 지금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지, 과거 사례로 따져보겠습니다.

이가혁 기자, 일단 '독감 예방접종을 맞은 뒤에 사망했다'는 사례가 이번에만 유독 많은 겁니까?

[기자]

추이를 보면 올해가 가장 많긴 합니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연간 현황 보시죠.

독감 예방접종 후에 사망한 사례, 이건 '백신 접종이 사망 원인인 사례'가 아니라 말 그대로 인과관계가 확인되기 전에 '접종 후에 사망했다'고 보고된 현황입니다.

2009년에 8명으로 올해를 제외하면 가장 많고, 2014년에도 5명이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오늘(21일) 오후 4시 기준 9명으로 가장 많은 상황입니다.

[앵커]

2009년에 사망 사례가 많았는데, 이때는 사망 원인이 뭐였나요?

[기자]

당시 상황을 좀 자세히 보시죠.

2009년 10월 5일 86세 남성이 독감 예방접종 후에 숨졌습니다.

이틀 후 81세 여성 2명이 각각 다른 지역에서 숨졌고, 또 이틀 후 51세 남성이, 이후에도 4명이 더 사망했습니다.

10월 5일부터 10월 22일까지, 18일 동안 8명이 '독감 예방 접종 후' 숨졌습니다.

보건당국에 사례가 접수되면 조사단이 원인 규명을 하는데요.

8명 모두 독감 접종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모두 당뇨,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었습니다.

독감 예방접종이 원인으로 인정된 사망 사례는 역대 1건입니다.

2009년 10월 19일에 접종을 한 65세 여성인데, 접종을 받고 이틀 뒤 몸에 힘이 빠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서 입원했습니다.

독감 백신 희귀 부작용으로 알려진 '밀러 피셔증후군' 진단을 받고 접종 후 약 4개월 후인 2010년 2월에 사망했습니다.

보상을 받았습니다.

[앵커]

그럼 그 한 건 말고 백신과 무관한데 접종 후에 사망한 사례가 잇따라 나온 건 이유가 뭐였나요?

[기자]

관련 전문가들의 정황적인 분석은 이렇습니다.

당시 신종플루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감염병 불안이 커지면서, 독감 예방 접종에도 예년에 비해 고령층이나 취약층이 적극적으로 응했고 덩달아 기저질환이 있던 환자들 중심으로 사망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방역당국의 메시지도 '독감 접종과의 연관성'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권준욱 당시 질본 전염병관리과장은 "접종과 사망 사이의 연관성이 적다고 추정되지만, 사망자가 잇따라 나오는 만큼 가볍게 볼 사안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며칠 후 고운영 당시 질본 예방접종과장은 "뇌졸중이나 심장마비 등에 취약해지는 낮은 기온과 고령자 백신 접종 시기가 겹친 탓이다. 접종 후 사망자 늘어난 게 이상현상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결국 '독감 예방 접종을 계속해야 하느냐?' 여기에 걱정이 많은 건데,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현 상황에서 예방접종을 중단할 이유는 없다는 게 일치된 평가입니다.

쉽게 말해 예방접종을 하지 않아서, 독감 대유행이 벌어지면 입을 피해가 훨씬 크다는 겁니다.

[엄중식/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 백신 접종은 지속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2900만명에 대한 예방접종을 다하고 거기서 수십 명 단위의 사망자가 나온 것들이 역학적 연관성들이 있다 하더라도 실제 인플루엔자가 유행해서 몇천 명 죽는 것보다는 확률적으로는 훨씬 더 이게 가치가 있거든요.]

물론, 국민들이 불안감을 빨리 해소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원인 규명을 해야 하고요.

또 백신에 대한 신뢰를 깎아 먹는 백신 유통상의 실수도 더 이상 재발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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