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방향 정해준 독도, 심장처럼 지키겠다"

황윤태 2020. 10. 22.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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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사람 사이에도 '3대가 덕을 쌓아야 가 볼 수 있다'는 독도에서 두 번째 근무하고 있는 경찰관이 있다.

이 경장은 독도 근무에 자원하기 전 전국에서 가장 많은 출동신고가 접수되는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에서 근무했다.

이 경장에게 독도는 삶의 방향을 정하게 해 준 곳이다.

경찰관이 꿈이었던 스무살, 의무경찰로 입대했던 이 경장은 기초군사훈련을 받던 도중 '독도경비대에 자원할 사람을 뽑는다'는 공지를 듣곤 고민 없이 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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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두 번째 배치된 이도윤 경장
경북지방경찰청 독도경비대 소속 이도윤 경장이 경비대 현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경장은 의무경찰 복무 이후 독도경비대에 다시 자원했다. 아래 사진은 2012년 의무경찰 복무 당시 동료들과 함께 촬영해 유튜브에 올렸던 ‘독도스타일’ 영상을 캡처한 모습. 독도경비대 제공


뱃사람 사이에도 ‘3대가 덕을 쌓아야 가 볼 수 있다’는 독도에서 두 번째 근무하고 있는 경찰관이 있다. 주인공은 경북지방경찰청 울릉경비대 소속 이도윤(28) 경장이다. 그는 의무경찰로 복무한 2011년에 이어 지난 8월 직업 경찰관 신분으로 다시 독도 경비 업무를 맡게 됐다.

이 경장은 경찰의 날인 2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독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조용한 곳이면서도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최전선’이기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경장은 독도 근무에 자원하기 전 전국에서 가장 많은 출동신고가 접수되는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에서 근무했다. 이 경장은 독도에서 경비대원 30여명이 사용할 전기와 물을 생산하는 발전대원으로 근무 중이다. 9년 전 의무경찰 복무 때도 이 경장은 같은 일을 했다. 지난해 독도경비대 선발 면접 당시 “독도에서 발전기와 담수기를 가동해 본 적이 있다”고 했는데 ‘옛 보직’이 다시 부여된 것이다.

전역 후 7년 만에 다시 겪는 독도 생활은 여전히 쉽지 않다고 한다. 담수를 최대한 아껴야 해서 설거지 대신 하루 3끼 모두 비닐봉지를 씌운 식판을 사용한다. 세탁기도 모든 대원의 옷을 모아 하루 한 번만 작동한다. 기름이 떨어지면 전기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세심하고 꼼꼼하게 관리해야 한다.

이 경장은 “하루 사용할 물을 생산하는데 기본 3~4시간이 필요한데 파도가 유난히 높은 날에는 바닷물을 모으기 어려워 시간이 더 걸린다”며 “변화무쌍한 날씨 덕에 하루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모두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 경장에게 독도는 삶의 방향을 정하게 해 준 곳이다. 경찰관이 꿈이었던 스무살, 의무경찰로 입대했던 이 경장은 기초군사훈련을 받던 도중 ‘독도경비대에 자원할 사람을 뽑는다’는 공지를 듣곤 고민 없이 손을 들었다. 이후 민간인과 함께 치른 시험에서 9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독도경비대원으로 선발됐다. 2012년 10월 독도의 날에는 동료 대원들과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패러디한 ‘독도스타일’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주목받기도 했다. 전역 후 1년 정도 시험준비를 한 끝에 2015년 경찰관이 됐다.

그는 “지난해 독도경비대 지원 당시 주변에서 ‘한창 즐길 때에 왜 독도에 또 들어가려 하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면서 “그때마다 ‘젊은 시절이 아니면 다시는 삶의 방향을 정해준 독도에 못 갈 것 같다’고 대답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현재 독도는 경비대원과 주민 외에는 들어갈 수 없다. 지난달 태풍 ‘하이썬’이 동해를 강타하면서 접안시설이 훼손돼 아직 복구되지 못한 탓이다. 경비대원들의 보급품이 담긴 연락선만 주기적으로 다니고, 관광객들을 태운 유람선은 독도를 한 바퀴 크게 돈 뒤에 돌아간다. 이 경장은 “태풍과 코로나19 등으로 아직 독도에 와보지 못하신 분들도 직접 보시면 가슴이 뜨거워지실 것”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심장처럼 독도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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