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대우조선 KDDX 모형은 닮은 꼴?..'훔친 기밀 활용' 의혹

이원준 기자 2020. 10. 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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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을 둘러싼 현대중공업의 '기밀유출 사건'이 논란인 가운데,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나란히 선보였던 KDDX 모형이 거의 흡사했다는 의혹이 22일 제기됐다.

대우조선해양이 해군과 만든 KDDX 개념설계도를 몰래 촬영해 빼돌린 현대중공업이 KDDX 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서도 이를 활용했을 것이라는 의심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 기간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은 자사의 KDDX 모형을 50m 거리를 두고 각각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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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마덱스 전시 개념설계 모형 거의 동일"
서일준 "철저한 수사와 조사 이뤄져야"
대우조선해양이 2019년 10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상방위사업전(마덱스)에서 전시한 KDDX 모형 그래픽(위쪽)과 같은 공간에서 현대중공업이 전시한 KDDX 모형.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두 회사의 KDDX 모형이 거의 같다면서 현대중공업이 훔친 기밀을 수주전에 활용했다는 증거라고 의혹을 제기했다.(서일준 의원실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을 둘러싼 현대중공업의 '기밀유출 사건'이 논란인 가운데,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나란히 선보였던 KDDX 모형이 거의 흡사했다는 의혹이 22일 제기됐다.

대우조선해양이 해군과 만든 KDDX 개념설계도를 몰래 촬영해 빼돌린 현대중공업이 KDDX 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서도 이를 활용했을 것이라는 의심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국민의힘 서일준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0월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선 국제해상방위사업전(마덱스)이 나흘간 진행됐다. 이 기간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은 자사의 KDDX 모형을 50m 거리를 두고 각각 전시했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은 해군과 함께 수행했던 KDDX 개념설계 결과물을 활용해 제작한 KDDX 모형을 전시했다. 이 모형은 2013년 처음 제작됐다고 서 의원은 설명했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자체 개념설계를 활용했다면서 그해 새롭게 제작한 KDDX 모형을 전시장에 설치했다.

그러나 마덱스 전시 사진 자료를 보면, 두 경쟁사의 모형은 육안으로 봐도 쉽게 확인할 수 있을 만큼 형태나 구조가 매우 비슷하다. 한 관계자는 '이 정도면 거의 동일한 모형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라고 말했다고 서 의원은 전했다.

2030년까지 7조8000억원이 투입되는 KDDX 사업에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뛰어들어 기본설계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KDDX는 해군 이지스구축함(7600t급)보다 작은 6000t급 함정으로, 미사일 요격 등 이지스구축함의 기본임무 수행이 가능해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린다.

대우조선해양이 KDDX 개념설계 결과물을 활용해 2013년 처음 제작한 모형(위쪽)과 2019년 마덱스에서 현대중공업이 전시한 모형 비교.(서일준 의원실 제공) © 뉴스1

하지만 KDDX 사업은 지난 2013~2014년 벌어진 기밀유출 사건으로 얼룩진 상태다.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해군 간부 등과 해군본부 함정기술처를 방문해 KDDX 개념설계도(3급 비밀)를 불법 촬영해 빼돌린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다. 이 직원들은 현재 검찰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이 올해 8월 방위사업청의 KDDX 기본설계사업 평가에서 대우조선해양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을 놓고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유출 사건을 반영해 재평가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반면, 현대중공업은 설계도를 훔쳤지만 수주전에 활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서 의원은 "개념설계를 도둑 촬영한 것은 맞으나 활용하지는 않았다 해놓고 전시회에서 거의 같은 모형을 전시한 것은 설계를 베낀 것이라는 '빼박' 증거가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창군 이래 최악의 방산비리라는 오명을 듣지 않도록 철저한 수사와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운용 중인 구축함 모형은 형상이 제각각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서일준 의원실 제공) © 뉴스1

wonjun4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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