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루트 폭발 잔해로 만든 여성 조형물..'그 날을 기억하며'
지난 8월 핵폭발을 연상시키는 버섯구름과 함께 수백명의 생명을 앗아간 초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한 레바논 베이루트 항구에 폭발 당시 잔해들로 만들어진 여성 조형물이 세워졌다.
신화통신의 2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 조형물은 레바논 예술가들이 베이루트 항구에서 발생한 초대형 폭발 사고의 파편들을 사용해 만들었으며, 아래 쪽엔 폭발의 충격으로 멈춰버린 시계가 놓여있다. 시계는 폭발이 일어난 시간인 오후 6시 7분을 가리키고 있다.
반정부시위가 이어지는 레바논의 현 상황과 맞닿아 이 조형물은 혁명의 지도자와 같은 모습으로 제작됐다. 철근 파편으로 만들어진 머리카락은 바람에 휘날리는 듯하고, 하늘로 높이 치켜든 오른팔에는 깃대가 쥐어졌다. 동체는 유리 파편과 철제 구조물 파편으로 만들어졌다. 어깨에는 붉은 띠가 그려졌다.
지난 8월 4일 오후 6시 7분 레바논 베이루트 항구의 12번 창고에서는 적재된 질산암모늄 2750톤이 폭발해 베이루트 시내가 초토화됐다.
두 차례 폭발이 발생한 이 사고로 200여명의 시민이 숨졌고, 6000여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영국의 BBC는 영국 셰필드대학의 연구 추정치를 근거로 이 사고의 폭발력이 핵폭발을 제외한 폭발 사고 가운데 역대 10위 안에 드는 규모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레바논에서는 베이루트 항구에서 폭발 참사가 일어난 후 반정부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860억 달러(99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국가부채(국내총생산의 150%)와 통화가치 하락, 치솟는 청년실업률, 전기·상수도 등 공공 서비스 결핍 등의 최악의 경제 및 금융 위기에 코로나19 사태와 폭발 참사까지 더해지면서 레바논 정부와 권력층을 향한 시민들의 쌓인 분노가 폭발했다.
연이은 반정부 시위에 폭발 사고 엿새 뒤인 8월 10일에는 하산 디아브 총리가 이끌던 레바논 내각이 총사퇴하고 독일 주재 레바논 대사인 아디브가 새 총리로 지명됐지만, 내각 구성에 실패해 지난 9월 사퇴하는 등 정국 혼란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우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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