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 없어 조업 포기..임금 2배 '빼가기 경쟁'까지
[KBS 창원]
[앵커]
코로나19 영향으로 외국인 노동자의 입국 길이 막히면서 어민들이 일손을 찾지 못해 조업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어민들 사이에선 외국인 노동자를 서로 데려가려고 임금을 배로 올려주며 빼가기 경쟁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윤경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남 통영시 삼덕항.
한창 고기를 잡아야 할 배들이 줄지어 정박해 있습니다.
일손을 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국내 노동자는 구하기 어렵고, 배정받은 외국인노동자도 언제 입국 가능한지 알 길이 없습니다.
[정봉성/문어잡이 어선 선장 : "(외국인노동자) 두 사람을 배정받았는데 그 인원이 안 들어와요. 안 들어오고 한국 사람들은 배를 안 타려고 해요. 배를 안 타면 인력이 없잖아요. 오죽했으면 제가 배를 처분하려고…."]
어업 분야 비전문 취업 비자로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은 지난해 3,520명,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탓에 올해 3월 이후 단 한 명도 입국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를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어민들 사이에선 자연스럽게 인력 수급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고수익 선단이나 업체는 통상 월 250만 원 수준이던 임금을 2배 수준까지 올려 인력을 끌어갈 정도입니다.
[연안 어선 선장 : "인력이 없고 고임금이다 보니까 15일에 250, 300만 원 통장에 입금해주고 데리고 가요."]
국내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노동자의 취업 허용 기간을 연장해달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음성변조 : "외국인고용법상에 취업 활동 기간이 딱 법으로 제한돼 있어서 법상 허용하는 기간만큼만 취업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외국인 노동자 수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10% 넘게 줄어든 19만 9천여 명으로, 2014년 상반기 이래 처음으로 20만 명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권경환/그래픽:박부민
윤경재 기자 (econom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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