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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전 비서 성폭행 혐의 서울시 공무원, 신체 접촉은 인정.."상해는 내 탓 아니다"

유설희 기자 입력 2020. 10. 22. 13:16 수정 2020. 10. 22.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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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동료 직원을 성폭행해 정신적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시장 비서실 직원이 첫 재판에서 피해자의 상해는 제3의 원인에 의한 것이라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책임을 떠넘긴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주장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1부(재판장 조성필) 심리로 22일 서울시 비서실 직원 A씨의 첫 공판이 열렸다. A씨는 지난 4월14일 밤 회식을 마친 뒤 만취해 정신을 잃은 서울시 여성 직원 B씨를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해 6개월 이상 치료를 필요로 하는 상해를 가한 혐의(준강간 치상)로 지난 9월 불구속 기소됐다.

피해자 B씨 법률 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B씨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한 전직 비서와 동일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A씨는 직업을 묻는 재판부 질문에 “공무원”이라고 답했다. A씨는 박 전 시장의 의전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으로, 직위해제된 상태다.

A씨 변호인은 법정에서 공소사실 중 피해자의 신체를 만진 사실은 인정했지만 상해를 입힌 점은 부인했다. 특히 A씨 측은 성폭행으로 인한 피해자의 상해가 A씨의 범행 때문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A씨 변호인은 “피해자의 외상성 스트레스 장애가 피고인의 행위로 발생한 것인지, 제3의 원인에 의한 것인지 다투는 취지”라고 말했다.

A씨 측은 피해자가 검찰에서 진술한 조서가 재판의 증거로 쓰이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음달 19일 피해자 증인신문을 하기로 결정했다.

김 변호사는 통화에서 “A씨 변호인이 제3의 원인을 박 시장으로 특정하진 않았다”면서도 “상해는 박 시장의 성적 괴롭힘으로 인한 피해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주장이 내포된 것으로 짐작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박 시장의 행위로 인한 상해와 A씨 행위로 인한 상해는 각각 인과관계가 있다”며 “A씨 행위로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다는 진단서 등 증거도 다 제출했으므로 박 시장의 행위와 별개의 판단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민우회 등 288개 단체가 참여한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공동행동’ 소속 회원 20여명도 재판을 방청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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