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명 사망자 맞은 백신..5개사 6개제품, 제조번호 다 달랐다

김민욱 2020. 10. 2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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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 독감 예방접종소에서 의료진이 독감 백신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습니다.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후 숨진 사망자들이 현재까지 모두 다른 제조번호의 백신을 맞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백신에서 중증 이상 반응 사례가 나오지 않았다는 의미다. 정부는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22일 0시 기준 접종 사망통계
질병관리청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22일 0시 기준 백신 접종 후 사망사례로 보고된 경우는 모두 12명이다. 역학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제조번호(lot number, 로트번호)는 모두 달랐다. 로트번호란 단일 생산자가 동일한 조건에서 제조·조립하여 동일한 특성을 갖는 것으로 판단되는 제품군에 부여하는 고유번호를 말한다. 같은 로트번호의 독감백신은 대개 15만 도즈이다.

지난 16일 첫 사망사례로 보고된 인천 18세 고3 학생의 경우 보령바이오파마의 ‘보령플루VIII테트라(A14720007)’ 제품이었다. 나흘 뒤 두 번째 사망한 전북 77세 여성도 같은 ‘보령플루VIII테트라’였다. 하지만 제조번호(A14720016)가 상이한 것으로 확인됐다. 9번째 사망자인 경기도 89세 남성도 보령 백신을 접종했다. 하지만 보령플루V테르라(A16820012)로 아예 다른 제품이다.

녹십자 생산 백신을 접종하고 숨진 경우는 2명이다. 유족 요청으로 자세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A씨(3번째 사망자·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Q60220039)와 제주 68세 남성(6번째 21일 사망·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Q60220030)다. 역시 동일 제조번호가 아니었다.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대전 중증 79세 여성 끝내 숨져
앞서 지난 20일 대전에서 숨진 82세 남성(4번째 사망자)과 79세 여성(13번째 사망자)모두 한국백신의 ‘코박스인플루4가’를 맞았다. 제조번호 끝자리가 각각 1, 2로 달랐다. 대전 79세 여성은 집 근처 이비인후과에서 독감 백신을 맞은 뒤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22일 오전 1시20분쯤 끝내 숨을 거뒀다. 22일 0시 기준 통계에서는 중증 환자로 분류된 상태였다.

또 20일 대구에서 숨진 78세 남성의 경우는 LG화학의 ‘플루플러스테트라(YFTP20005)’를 접종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날 서울 사망사례인 53세 여성(7번째 사망자)이 맞은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셀플루4가(Q022028)’였다. 유족 요청으로 자세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8번째 사망자와 10번(유족 요청 비공개)·11번(경북)·12번째(유족요청 비공개) 사망자도 SK바이오사이언스의 제품이었다. 하지만 로트번호가 모두 달랐다.

이처럼 이상반응이 의심되는 백신은 지금까지 보령바이오파마·녹십자·한국백신·LG화학·SK바이오사이언스 모두 5개사, 6개 제품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뉴스1


질병청, "백신접종 중단 안해"
정은경 질병청장은 22일 종합 국정감사에서 백신접종-사망 간 연관성이 여전히 낮다고 주장했다. 백신접종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밝힌 것이다.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의 관련 질의에서다. 최 의원은 “백신의 안전성이 규명될 때까지 접종을 중단해야 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 청장은 “현재까지 사망자 보고가 늘기는 했다”면서도 “하지만 ‘예방접종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직접적 연관성이 낮다는 게 질병청 예방접종피해조사반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세종=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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