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아들' 대신 발표 괜찮다?.. 문제는 발표자가 '무자격자'

윤근혁 2020. 10. 22.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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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미국고교 학생 신분이었던 김씨는 2015년 8월 25일부터 29일까지 열린 이 연구학회에 자신이 제1 저자로 등재된 연구 포스터를 냈다.

  22일 국정감사장에 나온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제1저자인 김씨 대신 서울대 대학원생인 A씨가 학회에서 발표해도 되는 것이냐'는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원래 포스터의 경우엔 저자 중에 한 명이 하면 된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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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서울대 총장-나경원 "공저자 대신 발표 가능"..진실성위 "발표자 A씨 부당 저자"

[윤근혁 기자]

나경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전 의원의 아들 김아무개씨 대신에 서울대 대학원생인 A씨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연구학회(EMBC)에서 발표한 것은 문제가 없을까?

당시 미국고교 학생 신분이었던 김씨는 2015년 8월 25일부터 29일까지 열린 이 연구학회에 자신이 제1 저자로 등재된 연구 포스터를 냈다. 나 전 의원의 부탁을 받고 김씨에게 2014년 8월 한 달간 서울대 실험실을 내주고, 연구를 지도한 윤아무개 교수의 제안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해당 연구학회에서 발표한 사람은 김씨가 아니라 A씨였다.

서울대 총장 "발표는 저자 중에 한 명이 하면 된다"...저자가 아니라면?  
 
 오세정 서울대학교 총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서울대학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22일 국정감사장에 나온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제1저자인 김씨 대신 서울대 대학원생인 A씨가 학회에서 발표해도 되는 것이냐'는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원래 포스터의 경우엔 저자 중에 한 명이 하면 된다"고 답변했다. '공저자가 발표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같은 답변 내용은 이틀 전인 지난 20일 나 전 의원이 페이스북에 적어놓은 다음과 같은 내용과 비슷하다.

"학술대회는 왕왕 공동저자 1인이 대표하여 참석해 발표를 합니다. 결코 드물지 않은 사례입니다."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 결정문을 보면 김씨가 제1저자인 EMBC 발표 포스터의 공동저자는 서울대 대학원생인 A씨를 포함해 모두 4명이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9일 페이스북 글에서는 "주저자 참석이 어려울 경우 보조저자가 참석하는 것은 전혀 드물지 않은 경우"라면서 "어째서 '나경원 아들'이라는 수식어만 붙는 순간 모든 것이 특혜가 되는 것이냐?"고 적기도 했다.

하지만 나경원 아들 김씨를 대신해서 발표한 '공저자'라는 A씨는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가 부당저자로 판명한 사람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 의원실이 국감 과정에서 확인한 결과다.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결정문에서 A씨에 대해 "김씨의 사정으로 학회 참석이 어려워지자 당시 대학원 신입생인 A씨가 대신 포스터 내용을 정리한 후 발표자로 학회에 참석했다"면서 다음처럼 판정했다.

"제2저자인 A씨는 단순히 김씨가 작성한 내용을 정리하여 저자에 포함되었는데 이는 저자가 될 정도의 기여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윤 교수는 A씨를 저자로 포함시킨 데 대해 교신저자로서 책임이 있다."

이 결정문은 결론 항목에서 다음처럼 최종 정리한다.

"A씨를 저자로 표시한 행위: 부당한 저자표시에 해당한다."

"부당 저자가 공저자?...어불성설"

이에 대해 강민정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저자 자격이 없는 A씨가 해외 학회에 공저자 자격으로 참석해서 나경원 씨 아들을 대신해서 발표했다는 사실 자체가 무자격자의 발표인 셈이어서 어불성설"이라면서 "윤 교수가 나경원씨의 부탁을 과하게 수용해서 연구에 참여하지도 않았던 대학원생 제자에게 '갑질을 한 것이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연구학회에서 공저자 대신에 발표하는 것은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공저자 자격도 없는 A씨의 대리 발표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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