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에 '역사 유적' 훼손 우려..보존 움직임 확산
[KBS 전주]
[앵커]
장수와 남원에서 대규모 태양광 발전 단지를 추진하면서 가야와 백제 유적이 훼손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여러 차례 보도해 드렸는데요.
위기에 처한 역사 유적을 보존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주민은 물론 시민단체와 의회,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서승신 기자입니다.
[리포트]
가야 유적으로 국가 사적 등재를 추진 중인 장수 침령산성과 봉수대 터.
하지만 인근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단지를 조성하면서 훼손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한 달 가까이 천막까지 쳐가며 공사를 막고 있는 가운데, 힘을 보태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주변 학교 교사들이 방과 후에 하나둘 찾아와 동참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농민회가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20여 개 시민단체가 가야 유적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장수군의회 역시 성명을 통해 태양광 발전 사업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장정복/장수군의회 부의장 : "인근에 있는 주민들만의 피해가 아니라 장수군 전체, 유적이 파손됨으로 인해서 장수군 전체 주민들의 피해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입장에서 전적으로 반대합니다."]
거물성으로 추정되는 백제 산성이 발견된 남원에서도, 태양광 발전 단지 때문에 사라질 위기에 처한 유적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채석장으로 추정되는 유적과 한자가 쓰인 기왓장이 추가로 발견된 가운데 남원시는 서둘러 시굴과 지표조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비록 태양광 허가를 내줬지만 지역에 있는 역사 유적을 최대한 지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전라북도에 예산 확보 등을 요청하는 한편, 관련 행정 절차를 조율하고 있습니다.
[정환석/남원시 문화재담당 : "내년도에 예산을 확보하면 시기적으로 좀 늦는 감이 있어서 올해 확보된 예산 중에서 사업 내용을 변경해서 추진하려고 지금 도와 협의 중입니다."]
현재 태양광 발전 사업자들은 여전히 유적 주변에서 공사 개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번 훼손된 유적은 복원이나 복구가 어려운 만큼, 지방자치단체의 과감한 결단과 업체들의 공익을 위한 양보가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서승신 입니다.
촬영기자:강수헌
서승신 기자 (sss4854@kb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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