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술접대' 지목 유흥업소.."김봉현과 검사들 왔었다"

조보경 기자 입력 2020. 10. 22. 22:26 수정 2020. 10. 22.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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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2일) 국정감사에선 김봉현 전 회장이 주장한 '검사 술접대 의혹'도 쟁점이 됐습니다. 아직 그 진위는 확인되지 않고 있는데, 일단 당사자 측은 강하게 반박하고 있습니다. 저희 법조팀이 그 유흥업소를 취재했습니다. 일부 종업원들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당시의 상황을 기억했습니다. 김 전 회장과 검사들이 왔었다고 말했습니다.

먼저 조보경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청담동에 있는 한 유흥업소입니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해 7월, A변호사와 검사 3명에게 천만 원어치 술접대를 했다고 한 곳입니다.

A변호사는 김 전 회장과 술을 마신 적은 있지만, 검사가 아닌 검찰 출신의 변호사들과 함께했다는 취지로 반박해왔습니다.

그러자 김 전 회장은 3명의 검사가 "대우조선해양 수사팀 동료들"이라고 재반박한 상태입니다.

JTBC가 현장을 가봤습니다.

종업원들은 "김 전 회장이 이곳을 자주 왔다"며, 고향 때문인지 "곡성 오빠로 불렸다"고 했습니다.

김 전 회장이 주장하는 그날의 술자리를 안다는 종업원들도 있었습니다.

[종업원 1 (*취재원 보호를 위한 음성대역) : 검사들이 왔고, 일행 중에 변호사도 있었습니다]

당시 상황이 워낙 특이해 기억한다고 했습니다.

[종업원 1 (*취재원 보호를 위한 음성대역) : 방을 3개 예약했습니다. 비밀대화방, 접대방, 대기방으로 부르는데, 모두 예약했습니다. 검사들은 비밀대화방에 있었습니다.]

또 다른 종업원은 "올해 4월쯤 서울남부지검의 검사와 수사관들이 현장 조사를 위해 찾아왔다"고도 말했습니다.

[종업원 2 (*취재원 보호를 위한 음성대역) : 남부지검에서 한 번 와서 가게가 뒤집어진 적이 있어요. 검사랑 밑에 같이 하시는 분들이랑 해서. 영장 없이 오셔서 '영장도 없이 왜 왔냐' 했고, 그 때 제가 가게에 있었습니다. (종업원 B씨의) 휴대전화도 가져가고, 김봉현 씨 그 부분 때문에요.]

이들은 1년이 넘은 일임에도, 이런 상황들 때문에 기억을 한다고도 했습니다.

취재진은 당시 술자리에 직접 참석했고, 검찰에 휴대전화를 제출했다는 종업원 B씨를 만나보려 했지만 취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다른 종업원들을 통해 취재진의 질문 내용에 간접적으로 답을 했습니다.

■ "4월쯤…" 그 업소 조사했던 남부지검, 비위 보고는?

[앵커]

종업원들은 지난 4월쯤 업소를 찾아온 검찰 관계자들의 질문 내용도 기억했습니다. 검사가 손님으로 온 적이 있는지 물었다고 했습니다. 또 김봉현 전 회장을 잘 아는 종업원은 일주일쯤 뒤에 서울남부지검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JTBC가 만난 종업원들은 서울남부지검의 검사와 수사관들이 찾아온 시점을 지난 4월쯤으로 기억했습니다.

김봉현 전 회장은 4월 23일 체포됐기 때문에 그 전일 수도, 바로 뒤일 수도 있습니다.

[종업원 2 (*취재원 보호를 위한 음성대역) : 여섯일곱 명(6~7명) 왔나 그래요 (남부지검에서요?) 네]

당시 검찰 사람들은 "김봉현 때문에 왔다"며 '김 전 회장의 카드 거래내역'을 보여줬다고 합니다.

또 '검사들도 업소에 손님으로 다녀간 적이 있는지'를 물었다고 전했습니다.

[종업원 1 (*취재원 보호를 위한 음성대역) : (수사팀에서 검사들이 출입했냐 이런 걸 물어본 것은 없나요?) 그렇죠. 물어봤죠. (뭐라고 했나요?) 몇날 며칠 그 사람 이름(김봉현)으로 카드가 긁혔는데 온 적 있느냐고요]

이날 현장 조사는 1시간 넘게 이뤄졌고, CCTV는 오래돼 확인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수사팀은 김봉현 전 회장이 오면 술자리를 함께하는 종업원 B씨의 휴대전화를 가져갔고, 이로부터 일주일쯤 지나 B씨는 서울남부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고 합니다.

[종업원 2 (*취재원 보호를 위한 음성대역) : 한 종업원이 변호사와 함께 가서 남부지검에서 조사를 받았습니다. 김봉현과 어떤 문자를 주고 받았는지, 증빙 자료 등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들었습니다.]

검찰에 소환된 종업원 B씨는 '김봉현과 검사들이 왔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걸로 동료 종업원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서울남부지검은 JTBC에 "공보규정상 수사상황에 관한 부분은 확인이 어렵다"고 전해왔습니다.

■ 추미애 "검사 비리 의혹…법무부·대검 합동감찰" 지시

[앵커]

검사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으로 가보겠습니다. 지금 신아람 기자가 나가 있습니다.

신 기자, 저희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김봉현 회장이 진술을 하기 전에 수사팀이 검사 접대 의혹을 미리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건가요?

[기자]

그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김봉현 전 회장이 체포된 게 지난 4월 23일입니다.

바로 구속돼서 수원구치소에 있었습니다.

라임 관련 수사로 남부구치소로 간 건 5월 25일입니다.

김 전 회장은 이때부터 '술접대 의혹'을 수사팀에 말했다고 했습니다.

4월에 '검사들이 다녀갔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기억하는 종업원들의 말과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종업원들의 기억에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이들은 특이한 방식의 술자리였기 때문에 알고 있는 내용이 비슷했습니다.

[앵커]

전현직 서울남부지검장들은 이번달에 '자필 문서가 나오기 전에는 몰랐다'고 했잖아요?

[기자]

그렇게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의 진술 전부터 '의혹'의 존재를 알았거나, 기존 수사팀이 검사들의 술접대 의혹을 보고하지 않았거나, 아니면 검사장들이 보고를 받고도 사실과 다른 해명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습니다.

조금 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서울남부지검 지휘부가 이를 언제 알았는지, 수사팀이 보고를 안 한 건지 등을 '법무부'와 '대검'이 합동으로 감찰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감찰 결과를 지켜봐야겠고, 저희도 취재를 계속해서 해나가겠습니다.

[앵커]

어제 신 기자를 포함한 저희 법조팀이 김 전 회장의 두 번째 자필문서를 입수해서 보도했는데요. 접대 자리에 있었던 걸로 지목된 A변호사의 입장이 오늘 나왔습니까?

[기자]

지난해 7월쯤, 술자리에 함께 있던 사람들은 현직 검사가 아니라 검사 출신 변호사들이었다, 이게 A변호사가 해왔던 주장입니다.

어제 두 번째 자필문서에 '대우조선해양 수사팀 동료'라는 문구까지 더 들어갔는데요.

그 뒤 A변호사의 입장을 추가로 들었습니다.

김 전 회장이 자필문서에서 주장한 내용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서울남부지검은 어제 A변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습니다.

A변호사는 "건강 문제로 지난 5월부터 업무를 접었다"며 "검찰에서 종이 한 장까지 싹 다 가져갔다"고 했습니다.

[앵커]

오늘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사의를 표명했는데, 그럼 그 자리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아직 사표가 정식 수리되지 않은 걸로 파악됩니다.

따라서 후속 인사는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법무부는 "금명간" 인사를 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이와 무관하게 수사팀에는 변동이 없습니다.

[앵커]

신아람 기자였습니다.

(영상디자인 : 홍빛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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