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술 접대 은폐 의혹' JTBC 보도가 오보라고?

김도연 기자 입력 2020. 10. 2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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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JTBC 오보 판명"→"오보 논란 제기"… JTBC 법조팀, 증언 토대로 한 내용 "은폐 의혹, 계속 취재해 보도"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출석한 지난 22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말미. 뜨거운 쟁점 가운데 하나는 JTBC 보도였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JTBC 뉴스룸 단독 보도를 인용하며 '검사 술 접대 의혹'이 검찰에 의해 은폐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JTBC는 이날 “1년 전 '그집' 종업원 '김봉현과 검사들 왔었다'”라는 리포트를 통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검사들에게 술 접대를 했다는 서울 청담동의 한 유흥업소 현장 소식을 전했다. 김 전 회장이 지난해 7월 A변호사와 검사 3명에게 1000만원어치 술접대를 했다는 장소다.

JTBC는 유흥업소 종업원들 증언을 보도했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종업원들은 “검사들이 왔고, 일행 중에 변호사도 있었다”, “비밀대화방, 접대방, 대기방으로 부르는데 모두 예약했다. 검사들은 비밀대화방에 있었다”고 증언했다.

▲ JTBC 뉴스룸 22일자 리포트 “1년 전 '그집' 종업원 '김봉현과 검사들 왔었다'”. 사진=JTBC 뉴스 갈무리.

가장 눈에 띄는 증언은 “올해 4월쯤 서울남부지검 검사와 수사관들이 현장 조사를 위해 찾아왔다”는 대목. 익명의 종업원(보도에서는 '종업원 2'로 표기)은 “남부지검에서 한 번 와서 가게가 뒤집어진 적 있다”며 “영장 없이 오셔서 '영장도 없이 왜 왔냐'고 했고, 그때 제가 가게에 있었다. (종업원 B씨의) 휴대전화도 가져가고 김봉현씨 그 부분 때문”이라고 말했다.

JTBC는 이어진 리포트에서 “JTBC가 만난 종업원들은 서울남부지검 검사와 수사관들이 찾아온 시점을 지난 4월쯤으로 기억했다”면서 “당시 검찰 사람들은 '김봉현 때문에 왔다'며 김 전 회장 카드 거래내역을 보여줬다고 한다. 또 '검사들도 업소에 손님으로 다녀간 적이 있는지'를 물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김남국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JTBC 보도를 인용하며 “(남부지검이) 지난 4월 현장에 나가서 검사들 비위를 구체적으로 조사했다는 것이다. (검사 비위 사실이 검찰총장에게) 보고되는 게 맞지 않느냐”고 윤 총장에게 따져 물었고, 윤 총장은 “보고 받은 바 전혀 없다. 남부지검이 김봉현 조사를 시작한 게 5월 말인데 (남부지검이) 어떻게 4월에 현장조사했다는 것인지 시간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윤 총장은 남부지검에 확인했다며 “김봉현씨는 4월23일 체포돼 수원으로 압송됐고, (JTBC가 보도한) 유흥주점 3곳에 대한 압수수색은 지난 4월14일 영장을 받아 21일 압수수색을 집행했다”며 “(유흥주점 압수수색은) 청와대 행정관의 금융감독원 검사 무마와 관련돼 있는 것이었지 김봉현 진술을 듣고 한 것이 아니다. (압수수색 시점은) 김봉현 체포 전”이라고 반박했다. 즉, 김봉현 전 회장이 '검사 접대' 진술을 검찰에 하기 전 시점에 남부지검 수사팀이 '검사 접대' 비위를 파악하려 유흥주점 압수수색에 나서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것.

▲ 조선일보는 22일 늦은 밤 “JTBC 오보로 '검사 접대' 헛발질 질문한 민주당 김남국… 尹 '무슨 말인지'”라는 제목의 기사(위 사진)를 보도했다. 이 기사 제목은 “'검사 접대' 헛발질 질문 민주당 김남국… 尹 '무슨 말인지'”로 바뀐 상태다. 'JTBC 오보로'라는 표현이 제목에서 빠졌다. 사진=조선일보 기사 갈무리.

그러자 일부 언론은 JTBC 보도가 오보였다며 김 의원 질의를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22일 늦은 밤 “JTBC 오보로 '검사 접대' 헛발질 질문한 민주당 김남국… 尹 '무슨 말인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 의원은 JTBC 보도를 인용해 질문을 한 것이었는데, 사실상 해당 보도는 오보로 판명났다. 당시 남부지검 검사들이 유흥업소에 조사를 나간 것은 김 전 회장이 체포도 되기 전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김 전 회장이 아직 체포도 되지 않았고, '검사 접대' 진술은 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남부지검이 '검사 접대' 로비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유흥업소를 조사했다는 앞뒤 안 맞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조선일보 보도 제목은 현재 “'검사 접대' 헛발질 질문 민주당 김남국… 尹 '무슨 말인지'”로 바뀐 상태다. 'JTBC 오보로'라는 표현이 제목에서 빠졌다. JTBC 보도가 “오보로 판명났다”는 표현도 “오보 논란이 제기됐다”고 수정됐다. 원래 보도에서 한 발 물러난 모양새다.

JTBC 취재진은 오보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JTBC는 전날에 이어 23일 오후에도 '검사 술접대 의혹'을 추가 보도할 예정이다. 연속 보도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윤 총장이 '김 전 회장 체포 시점보다 압수수색 시점이 앞선다'며 검찰의 조사 은폐 가능성을 차단한 것에도 JTBC가 구체적으로 반박할지 주목된다.

JTBC 법조팀은 23일 오후 미디어오늘에 “22일자 보도는 현장에서 종업원들에게 들은 증언을 토대로 보도한 것”이라며 “'검사 술접대 의혹'과 '은폐 의혹'이 사실인지 여부를 계속 취재해 보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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