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비핵화 위한 핵감축 조건이면 김정은 만날 수 있어"

2020. 10. 23.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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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테네시에서 미 대선 마지막 토론
트럼프, 북 ICBM 개발 "배신이라 생각 안 해"
바이든 "비핵화 위한 핵감축 조건이면 만날 수 있어"
22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마지막 TV토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더 안전한 미국이 됐다고 말하지만 북한은 미 본토까지 다다를 수 있는 미사일을 더 많이 보유하게 됐다"고 공격했다. [AFP=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대선 마지막 TV토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한반도 비핵화를 이끌기 위해 핵 능력을 감축하는 데 동의한다는 조건"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대에서 열린 이 날 토론에서 '국가 안보' 분야가 6개 주제 중 하나로 다뤄졌다. 토론이 42분쯤 지났을 때, 사회를 맡은 크리스틴 웰커 NBC방송 백악관 출입기자는 북한 문제를 꺼내 들었다.

먼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동안 아름다운 편지를 주고받았다고 했는데 최근 북한은 가장 큰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선보이고 핵 개발도 계속하고 있다. 배신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니다"라고 말한 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이야기로 끌고 갔다.

본인이 당선된 뒤 백악관에서 만났을 때 오바마 대통령이 "지금 미국의 가장 큰 문제가 북한"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또 "북한과 전쟁을 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좋은 관계를 만들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더 안전한 미국이 됐다고 말하지만, 그들(북한)은 미국 본토까지 다다를 수 있는 미사일을 예전보다 더 많이 보유하게 됐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진행자가 바이든 후보에게 이어서 물었다. "그동안 조건 없이 김정은을 만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그렇다면 어떤 조건 하에서 만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이었다.

바이든 후보는 "한반도 비핵화를 이끌기 위해 그(김정은)가 핵 능력을 감축(Drawing down)하는 데 동의한다는 조건"이면 만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동안 바이든 후보는 김 위원장을 "살인적인 폭군"이라고 표현하며 본인이 당선될 경우 트럼프식의 정상회담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화를 위해 북·미 대화의 조건으로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제시했던 수준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서정건 경희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바이든 후보가 본인 이야기대로 핵무기 감축 합의를 만남의 조건으로 생각한다면 한반도 문제에 있어 볼턴식의 강경 보수파와는 확실히 결이 다르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부통령 후보도 앞서 미 외교협회(CFR)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면서도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는 것은 실패로 가는 길"이라고 밝힌 바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마지막 TV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정부 말기 북한과 전쟁이 일어날 뻔 했지만 본인이 좋은 관계를 만들어 막았다고 주장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토론에서 "그들(오바마· 바이든)이 그(김정은)를 만나고 싶어 했지만 못했다"며 "김정은이 오바마를 싫어했기 때문"이라고 공격했다.

그러자 바이든 후보는 "히틀러도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지만 결국 유럽을 침공했다. 우리가 강하게 제재를 밀어붙였기 때문에 만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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