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글픈 넋 고이 잠드소서"..일본인이 연 첫 '귀무덤 위령제'

이경아 2020. 10. 23.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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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당시 조선인 희생자 귀·코 가져와 묻어
日 시민단체, '교토 평화의 모임' 위령제 개최
일본 단체 주최 '귀무덤 위령제' 이번이 처음

[앵커]

일본 교토에는 임진왜란 당시 숨진 조선인들의 가슴 아픈 역사가 담긴 '귀무덤'이 남아있습니다.

이곳에서 일본인들이 선조들의 잘못을 사죄하고 넋을 위로하는, 작지만 뜻깊은 행사를 열었는데요.

이경아 특파원이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받드는 신사.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당시 숨진 조선인 약 12만여 명의 귀와 코를 전리품으로 가져와 묻은 비극의 현장이 남아있습니다.

매년 한국인들이 위령제를 열어온 이곳에 올해는 일본인들이 모였습니다.

[오오타니 요시히로 / 도쿄 '서덕사' 명예고문 : 이런 슬픔을 짊어지고 이 커다란 희생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먼저 가신 분의 넋을 위로하고자 합니다.]

일본인들이 주도해 직접 귀무덤 위령제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모임을 만든 오구라 씨는 4년 전 한국인 친구를 통해 귀무덤의 역사를 처음 알게 된 뒤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구라 마사에 / '교토 평화의 모임' 회장 : 귀무덤을 찾아 부디 용서해 달라고 사죄의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런 불행한 역사가 있다는 사실이 감춰진 채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위령제에서는 오사카 총영사관과 조선총련도 함께 헌화해 의미를 더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일본 보수 우익 정권 아래 깊어진 한일 갈등을 풀기 위해, 또 전쟁 없는 일본을 만들기 위해 어두운 과거를 직시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한일 강제 병합으로 이어진 침략의 역사가 420여 년 전 임진왜란에서 시작됐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아마키 나오토 / '교토 평화의 모임' 사무국장 : 역시 젊은이들이 역사를 바로 알고 그 역사를 뛰어넘어 젊은이들의 손으로 미래의 한일 관계, 북일 관계를 만들어 가기를 바랍니다.]

역대 최악이라 불리는 한일 관계 속에 이번 행사의 의미는 각별합니다.

역사적 과오에 대한 사죄와 반성, 그리고 진정한 화해의 길을 지금의 일본 정치를 대신해 시민들이 앞장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본 교토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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