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늘 했던 말들"..코로나에 갇힌 노인들의 인생 메시지

이민정 2020. 10. 2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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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장기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유쾌한 일상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평균 연령 80세 황혼의 노인들이다.

2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은 잉글랜드 데번주에 위치한 엘버톤 요양원의 노인들이 젊은이들에게 들려주는 인생 조언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톰 할아버지는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라″며 일상 속 즐거움을 강조했다. [The Yelverton Residential Home 페이스북 캡처]

75세~104세 노인들이 거주하는 이 요양원은 코로나19로 외부와 차단되자 노인들의 정신 건강 유지를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노인들에게는 청춘을 떠올리게 하고, 젊은이들에게는 삶의 지혜를 전하자는 취지다.

요양원 입주 노인들은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이라는 질문을 받고 화이트보드에 직접 자신들의 생각을 적었다. 요양원은 노인들의 글을 사진으로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메시지는 일맥상통했다. ‘젊음을 즐겨라’, ‘자기를 사랑하라’, ‘타인에게 친절하라’가 그것이다.

영국 잉글랜드의 한 요양원에서 생활하는 마가렛 할머니는 ″네 돈을 다 쓰고, 젊음을 즐기라″고 조언했다. [The Yelverton Residential Home 페이스북 캡처]

자신을 마가렛이라고 소개한 할머니는 “네 돈을 다 써버려라”, “어릴 때 즐길 만큼 즐겨라”, “건방지게도 굴어라”, “쩔쩔매지 말라”며 당당한 청춘을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이어 “당신이 상대에게 친절하다면, 그도 당신에게 친절을 베풀 것이다”이라며 타인과의 조화를 강조했다.

코랄 할머니도 “싸웠다면, 반드시 잠자리에 들기 전에 화해하라”, “글을 쓰기 전에는 반드시 생각하라”고 적었다.

한 줄 조언도 있었다. 토니 할아버지는 “너 자신이 되어라”, 톰 할아버지는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라”고 적고 활짝 웃었다. 메시지는 짧았지만, 일상에서 늘 즐겁고 유쾌함을 잃지 말라는 의미로 풀이됐다.

코랄 할머니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화해하라″, ″글을 쓰기 전에 생각하라″고 적었다. [The Yelverton Residential Home 페이스북 캡처]

요양원 최고령 할머니인 104세의 로잘린은 젊은이들의 기운을 북돋웠다. “젊은이들의 독립을 존중한다”며 “젊은이들은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내가 젊었을 때보다 지금 젊은이들이 현명하다”고 칭찬했다.

이 밖에도 노인들은 “항상 도움이 되라”, “너무 많은 말을 하지 마라”, “즐겁고 밝게 생활하라”라거나 “학교에선 열심히 공부하고, 직장을 얻고, 할 수 있다면 다른 사람을 도와라”라고 전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피터 가프니 요양원 매니저는 노인들의 가족들이 많은 호응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노인들의 조언은 우리가 어릴 때 부모들에게 들었던 흔한 말”이라며 "바쁜 삶에 쫓겨 잊고 지냈던 삶의 진리를 다시 떠올린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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