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회사 앞에서 '걱정말아요 그대'가 울려퍼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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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2시, 검은 옷차림의 청년들이 택배 상자를 안고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 모였다.
청년들 앞에 선 강민욱 전국택배연대노조 우체국본부 쟁의국장은 "배송하다가, 자다가, 씻다가 돌아가시는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는 정말 비참한 죽음이라고 생각한다. 그 누구도 이렇게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며 "주 71.3시간의 과로 문제, 분류작업 공짜노동, 갑질과 노예계약 등 택배노동자들의 처우 문제를 해결하는 투쟁에 연대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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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한진택배'부터 '대한통운'까지 추모 행진
"71시간 노동은 살인..죽음의 배송을 멈춰라"
24일 오후 2시, 검은 옷차림의 청년들이 택배 상자를 안고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 모였다. 청년들이 든 상자에는 ‘71시간 노동은 살인이다’ ‘죽음의 배송을 멈춰라’라는 문구가 적혔다. 청년 90여명은 택배상자를 하나씩 안고 한진택배 본사부터 씨제이(CJ)대한통운 본사까지 행진했다.
이날 ‘청년하다’ 등 10여개 청년단체는 한진택배 본사부터 씨제이(CJ)대한통운까지 행진하며 ‘과로사 택배 노동자 추모 대학생 행진 집회’를 열었다. 올해만 택배노동자 13명이 과로나 생활고 등의 이유로 연이어 사망하자 청년들이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추모 행진에 나선 것이다. (▶관련 기사: CJ대한통운 사과한 날, 30대 택배노동자 또…) 참가자들은 택배노동자의 죽음을 애도하는 의미로 가수 들국화의 ‘걱정말아요 그대’를 함께 부르고,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 즉각 마련하라” “죽음의 배송을 멈춰라” 등 구호도 외쳤다.
청년들은 젊은 택배 노동자의 연이은 죽음이 “남일 같지 않다”고 했다. 대학생 김형철(19)씨는 “택배노동자의 죽음을 다룬 뉴스가 연일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는 걸 보면서 심각한 문제임을 알았다. 나 또한 앞으로 노동자가 될 사람인데, 지금 나서서 문제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행진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대학생 ㄱ(25)씨는 “오늘 밤에 택배가 도착한다는 문자메시지를 아침에 받았다. (택배 노동자의 사망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내가 택배를 너무 많이 시킨 것 아닌가 죄책감이 들어 행진에 참가하게 됐다”며 “주변에 택배 아르바이트를 했던 친구들이 일이 너무 힘들어 퇴근 후 하루종일 뻗어있었다는 얘길 들었다. 택배 노동자의 죽음이 남의 일 같지 않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행진 전 발언에 나선 임지혜 숙명여대 총학생회장은 “택배노동자들은 노동자로서 응당 누려야 할 노동3권을 특수고용노동자라는 핑계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사각지대에 놓인 택배노동자들의 노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장시간 노동에 대한 실태조사, 택배사와의 부당계약 시정, 택배 기사를 포함하는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법의 제·개정을 촉구한다”며 “정부, 국회, 기업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은 “(택배노동자들의 죽음에) 전 국민적 분노가 일고 있다. 이러다 여론이 잠잠해지면 정부와 국회가 유야무야 대책을 제대로 시행하지 않고 넘어갈까봐 걱정이 된다”며 “택배 노동자들 곁에 서서 정부와 국회가 책임을 다 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1시간 가까이 이어진 행진이 끝난 뒤 청년들은 대한통운 본사 앞으로 모였다. 청년들 앞에 선 강민욱 전국택배연대노조 우체국본부 쟁의국장은 “배송하다가, 자다가, 씻다가 돌아가시는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는 정말 비참한 죽음이라고 생각한다. 그 누구도 이렇게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며 “주 71.3시간의 과로 문제, 분류작업 공짜노동, 갑질과 노예계약 등 택배노동자들의 처우 문제를 해결하는 투쟁에 연대해달라”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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