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사·착짱죽짱..아이들 입에서 이런 거친 말이
코로나 장기화에 집콕 늘며
온라인서 혐오표현 더 접해
인터넷 개인방송 영향도 커
패드립·여성비하표현 난무
서울 소재 중학교 교사인 A씨는 25일 "최근 교실에서 학생들이 대화하는 내용을 듣고 깜짝깜짝 놀라는 순간이 종종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A씨가 놀란 이유는 학생들 간 다툼에서 상대방 부모님을 모욕하는 이른바 '패드립'이 자주 등장해서다. A씨는 "서로 다투다가 흥분해서 친구를 모욕하려는 의도로 어머니 관련 욕설을 많이 남용한다"며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도 많이 쓰는데 학생들이 욕이라고 별로 인식하지 않고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혐오 표현은 초등학교에까지 침투하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인 B씨는 "어린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유튜브를 보며 '착짱죽짱'이라는 표현을 아무렇지도 않게 장난처럼 쓰는 걸 듣고 놀랐다"고 전했다. 착짱죽짱은 코로나19 발발 원인이 중국인에게 있다며 중국인을 비하하는 단어인 '짱×'를 사용해 '착한 중국인은 죽은 중국인'이라는 뜻을 지닌 혐오 표현이다.
청소년이 텔레그램과 유튜브 등을 통해 혐오 표현을 쉽게 접하고 이를 친구들과 공유하면서 일상 속에 자리 잡은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청소년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10명 중 7명이 일상에서 혐오 표현을 접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청소년 83%가 혐오 표현을 접한 경로로 SNS, 인터넷 커뮤니티, 유튜브 등을 꼽았다. 혐오 표현 범람은 유튜버와 아프리카TV BJ 같은 인터넷 개인방송 영향이 크다. 여성 방송인을 성희롱하는 등 유해한 영상으로 방송 정지를 당하기도 했던 '철구'와 '신태일' 등 방송인도 10대 사이에 인기다. 리그오브레전드 등 인기 게임에서도 팀원 실력이 좋지 않을 때 "애× 없냐" "장애인이냐"는 혐오 표현이 일상적으로 사용된다. 상대적으로 쉽거나 팀원을 보조하는 일을 맡는 이용자를 여성 이름인 '혜지'라고 부르며 비하하는 여성 혐오 표현도 빈번하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회 전반적으로 양극화가 이뤄진 게 혐오 표현이 늘어난 주요 원인이며 성인 사회 혐오가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달돼 확증편향 등 부정적 영향으로 이어진다"며 "사회에 혐오가 많이 퍼져 있는 데 비해 논의는 산발적인 게 현실이다. 지금이라도 국민적 논의를 집중시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창희 기자 / 김금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K뉴딜 입법 속도내 코로나 침체 극복…재정투입 효과 미지수
- 공수처장 추천위 시동걸었지만…11월 출범 험로
- [단독] 文정부 4년간 공무원연수서 박근혜 `창조경제` 가르쳤다
- `백신 공포` 무시하나…질병청 "작년엔 접종후 7일내 1500명 사망"
- 유명희 WTO총장 만들기…정부 "北남침은 역사적 사실"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방시혁 ‘플랫폼 제국’ 꿈꿨지만…
- 도티, 철도 무단 침입 사건 해결 위해…“자진 신고 완료하고 과태료 납부 예정”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