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이고 무너지고..전방 부대 곳곳 산사태·낙석 위험

지형철 2020. 10. 25.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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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여름, 장마 기간이 역대 가장 길었던데다 태풍도 잇따랐죠.

산사태 피해가 컸습니다.

산지가 많은 전방지역에서도 철책이 박힌 땅이 쓸려가거나, 흘러내린 토사가 철책을 덮치는 일이 속출했습니다.

철책 파손 사례가 204건, 지난 2년간에 비해 크게 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고들, 반드시 집중호우 탓으로 돌릴 수만은 없어 보입니다.

철책 공사를 하거나 작전도로 등을 낸 뒤 예방조치를 하지 않아서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는데, 실제로 그런지, 지형철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방 동부전선의 산악 도로.

양쪽은 지뢰 매설지역입니다.

지난 여름 집중호우로 발생한 낙석과 쓰러진 나무가 방치돼 있습니다.

이곳엔 배수로가 있습니다.

하지만 제 기능을 못 하면서 비가 오게 되면 산에서 들이치는 물이 다른 곳으로 흐르게 되고 땅을 깎아내리면서 도로 폭의 절반이 이미 무너져 내렸습니다.

군 시설 인근, 백두대간 탐방로가 조성되는 곳입니다.

작전하는 장병들의 이동로가 되는 교통호는 군데군데 흙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폭우가 오면 교통호 전체가 흙이 떠내려가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김민식/박사/재난 방지 관리사 : "나중에 여기가 일시에 확 무너질 수 있는 그런 형태들이 이쪽에서... 교통호가 (수목으로) 피복이 안 돼 있기 때문에..."]

산 정상 부근.

능선을 따라 군이 낸 전술도로.

아래 경사면을 향해 흙과 바위가 무너져 내려가고 있습니다.

비가 오면 낙석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위성 사진상으로 본 인근 고지도 마찬가지.

초소 공사를 위해 군이 진입로를 냈는데, 흙과 돌이 흘러내린 흔적이 곳곳에서 보입니다.

한 번에 무너지면 계곡을 타고 내려가게 되는데, 아래는 40명 정도가 생활하는 군 막사가 있습니다.

바로 옆 고지의 또 다른 막사.

공사하며 흙과 바위를 쌓아놨습니다.

무너져 내리면 경사면 아래 철책으로 향하게 됩니다.

장병들이 수시로 순찰을 하는 곳입니다.

이처럼 전방 군부대 주변 곳곳에 산사태와 낙석 사고 위험이 있는데, 지자체와 산림청에서는 부지 사용자가 군이라는 이유로, 군은 본연의 임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예방조치를 소홀히 한다는 지적입니다.

[김민기/국회 국방위원회 위원 : "산림 전문가들이 현장에 나가본다고 해도 군의 특성상 접근이 힘들다거나 산림청과 협조가 잘 안 되는 걸로 파악했습니다."]

군 작전구역이이거나 위험하다는 이유로 예방 공사를 미루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촬영기자:김태현/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김석훈

지형철 기자 (ic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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